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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확률0.014%…국제선 항공기도 이렇게 타면 코로나 안걸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월 21일 중국 상하이를 출발해 우한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탄 승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막고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21일 중국 상하이를 출발해 우한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탄 승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막고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가까운 거리에서 비교적 긴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는 항공 여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파되기 쉬운 밀집·밀접·밀폐, 이른바 3밀의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

중국팀 베이징 공항 도착 승객 조사 #항공기 내 감염확률 0.014%로 추정 #아래로, 옆으로 불어오는 환기 덕분

하지만 10시간 안팎의 국제선 항공편에서도 마스크 착용만 잘한다면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중국 산둥대 의과대와 베이징 응급의료센터 연구팀이 국제의학전문지 랜싯에 제출한 논문에 따르면 국제선 항공기 탑승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는 전체 승객의 0.014%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논문은 아직 전문가 검토를 거치지 않은 상태다.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의 코로나19 검역 시스템.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의 코로나19 검역 시스템.

연구팀은 우선 지난 3월 1~31일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한 830편 이상의 국제선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이 약 13만 명인 점을 파악했다.

중국 방역 당국은 국제선 항공편 승객과 승무원 가운데 의심환자 4492명(3.4%)을 대상으로 검사 추적하고, 격리·관찰하면서 이 가운데 3.6%에 해당하는 확진 환자 161명을 찾아냈다.

확진환자가 탑승한 항공편은 830개 중 11.2%인 94편이었다.
64편의 경우는 확진 환자가 1명씩만 타고 있었고, 30개 항공편에는 각 2명 이상 모두 97명이 타고 있었다.

97명 가운데 95명은 항공기 탑승 전부터 코로나19 증상이 있었지만, 2명은 탑승 전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들 2명은 항공기 안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확진 환자가 탑승한 94편 전체의 탑승자가 1만4505명인 점을 고려하면, 비행기 내 감염 가능성은 0.014%(95% 신뢰수준에서 0~0.034%)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베이징까지 10시간이 넘는 보잉 797-9 항공기 내에는 확진 환자로 판명된 네 가족 11명이 여기저기 앉아 있었지만, 주변 승객 중에 추가로 감염된 경우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와 베이징 사이 항공기 내 확진환자 분포. 청색은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 초록색 좌석은 슈퍼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 청회색은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을 표시한 것이다. 좌석에서 빨강과 노랑, 고동색 등의 색깔은 확진환자 가족 좌석을 나타낸 것이다. 이처럼 4가족 11명의 감염자가 탑승했지만, 추가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스페인 마드리드와 베이징 사이 항공기 내 확진환자 분포. 청색은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 초록색 좌석은 슈퍼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 청회색은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을 표시한 것이다. 좌석에서 빨강과 노랑, 고동색 등의 색깔은 확진환자 가족 좌석을 나타낸 것이다. 이처럼 4가족 11명의 감염자가 탑승했지만, 추가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승객과 승무원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항공기 내 환기 시스템 제대로 작동하면 항공기 내 2차 감염은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항공기 내 환기 시스템은 위에서 바람이 내려오고, 승객 좌석 부근에서는 항공기 양쪽 옆으로 공기가 일정하게 흐르게 돼 있다.
또, 양 끝에서는 아래층 화물칸으로 공기가 내려가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항공기 환기 시스템에 의한 공기 흐름도.

항공기 환기 시스템에 의한 공기 흐름도.

이런 환기 시스템 덕분에 식사와 음료수를 먹고 마실 때 마스크 잠시 벗어도 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항공기 탑승 확진 환자 중에는 32.9%만 발열 환자로 나타나 발열 체크만으로는 코로나19 환자를 걸러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마스크를 쓴 승객들이 체온측정을 받고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모든 국내·국제선 항공기 승객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했다. 뉴스1

지난달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마스크를 쓴 승객들이 체온측정을 받고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모든 국내·국제선 항공기 승객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했다. 뉴스1

한편, 과거 사스(SARS, 급성 중증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때에는 탑승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탓에 항공기 내에서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지기도 했다.

2003년 3월 15일 홍콩에서 베이징으로 날아간 보잉 737-300 항공기에는 120명의 승객·승무원이 타고 있었는데, 72세 남성 환자 1명에 의해 22명의 승객이 감염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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