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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빼고 싶다구요?

중앙일보

입력

신문의 한 면을 차지하고 있는 광고가 있다. 전면광고를 할 정도의 상품이 무엇인가 눈 여겨보니, 다름 아닌 다이어트 상품 광고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다이어트 상품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도 무시 못할 정도가 된 것일까?

건강상태를 분석하여 발표한 <국민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조사대상 인구의 18%가 영양과다로 인한 비만인구로 분류되고 있으며 앞으로 비만인구의 증가는 더욱 빨라지리라는 분석이다. 즉, 성인 100면 중 20면 꼴로, 이런 추세라면 이기사가 몇 년 전의 것임을 감안해 볼 때 2000년 현재의 비만인구는 더욱 늘었을 것이다.

그리고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양섭취가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까지 통계에 넣는다면 아마도 비만한 사람들의 수는 전체인구의 20%는 훨씬 넘을 것이다.

이런 비만한 인구들이 관심을 갖는 효과적인 다이어트의 한 방법은 어떤게 있을까? 다이어트 방법은 무수히 많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효과를 보았던 황제다이어트, 한가지 음식만 먹어서 하는 원푸드 다이어트, 효소다이어트, 명상다이어트 등 수많은 방법이 있다.

이 많은 방법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은 무엇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다이어트는 삶 속에 녹아내려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무리를 해서 살을 빼려고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이다. 조금 여유를 가지고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올바르게 감량을 하는 것이다.

그럼 몇 가지 방법을 살펴보자.

쫓기듯 살을 빼야 할 이유가 없다면 산책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우리 나라 사람들은 보기 좋게 살찐 몸을 싫어하고 군살이라곤 없는 단단한 몸을 갖고 싶어하게 되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살 빼기」에 관심을 갖고, 음식을 줄이거나 뛰거나 헬스클럽 등에 다니면서 날씬해지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살을 빼기 위해서는 헬스클럽 같은 데 다닐 필요가 없다. 단지 하루 에 몇 십분씩 걸으면 된다. 축구, 농구, 단거리 달리기 등의 격심한 운동은 피하지방을 분해하여 에너지로 이용하기보다는 혈액 중의 당질을 소비하게 되므로 살빼기에는 별로 도움이 안된다. 우리 몸 속의 지방을 1g 소비하기 위해 서는 9칼로리 정도의 에너지가 소모되는 운동이 필요한데 이때의 에너지가 모두 피하지방에서만 공급돼야 살이 빠지게 된다.

조깅 정도의 과격하지 않은 운동을 할 때는 당질 60%, 지방 40% 비율로 에너지가 소모되고 산책을 할 땐 당질 50%, 지방 50%가 소모된다. 1분의 조깅으로 소비되는 에너지는 9칼로리인데 이중 40%인 3.6 칼로리만이 지방에서 공급되므로 0.4g의 지방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15분 동안 달린다 해도 소모되는 피하지방의 양은 6g밖에 안된다.

조금 빠르게 걷는 산책에서는 1분 동안에 에너지 소비가 4칼로리 정도이고, 이중 50%인 2칼로리가 피하지방에서 소비되므로 30분을 걸을 경우 6.5g의 지방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5분의 조깅과 30분의 산책은 살빼기의 효과면에서 같다. 쫓기듯이 살을 빼야 할 이유가 없다면 산책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더구나 중년이 되어 뚱뚱한 사람들 중에는 고혈압 등의 성인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과격한 운동을 하기 힘든데 이런 분들은 매일 산보를 하면 충분히 살을 뺄 수 있다.

실제적으로 우리 뱃살.com의 이벤트에서도 걷기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처방은 주로 스트렛칭 체조, 계단 오르기, 그리고 시간 내어 걷기 였다. 그 결과 참가한 모든 회원들의 체중은 감소됐으며 허리둘레는 괄목할만하게 감소되었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오히려 이를 악물고 뛰는 조깅보다 걷기는 체지방 감소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일들을 ´과제´나 ´목표´로 삼는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공격´을 하거나 ´작전´을 짜는 버릇이 붙어 있다. ´살 빼기´도 그 중의 하나이다. 돈과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살을 빼기 위해 생애의 몇분의 일을 바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공격적으로 뛰고, 수영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사우나를 하면서 땀을 뺀다. ´다이어트 10일 작전´을 세워 비극적으로 굶기도 한다.

우리 한 회원도 굶거나 무조건 뛰기를 반복해서 살을 빼는 분들이 있다. 확실하게 그런 회원은 2달이상 가지 못했다. 너무나 괴롭고 고통스러운 나머지 중간에 포기한다는 것이다. 이렇듯이 날씬한 것을 오랫동안 유지하려면 행동자체 하나를 즐겨야한다. 운동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즐겁지 않으면 오래 할 수 없고 오래하지 못하면 결과가 없다는 것이다.

운동의 하나로 걷기를 한다면 너무 괴롭다거나 힘이 든다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삼십년 전만 해도 ´걷는 일´은 매우 일상적이었다. 한 시간이나 걸어서 학교를 다니는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버스를 이용하는 등의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가게에도 가기 싫어 전화를 걸어 배달을 시키고 출퇴근을 자가용으로 하는 것은 일반화되었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걷는 여유를 느끼지 못하게 된 후부터 우리는 다이어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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