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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유력 러닝메이트···"시위대 돌아가라" 외친 女흑인시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케이샤 랜스 바텀스(50) 애틀랜타 시장이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의 유력한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로 떠올랐다.

지난 30일 통금령을 발표하는 케이샤 랜스 바텀스 애틀랜타 시장. 백인 경찰에 목이 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이 촉발한 폭력 시위에 맞서기 위해 미국 각주에서 통금령이 내려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0일 통금령을 발표하는 케이샤 랜스 바텀스 애틀랜타 시장. 백인 경찰에 목이 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이 촉발한 폭력 시위에 맞서기 위해 미국 각주에서 통금령이 내려지고 있다. 연합뉴스

CNN은 "지난 29일 밤 바텀스가 애틀랜타에서 일어난 폭력 시위를 '카오스(chaos·대혼돈)'라고 규정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25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목이 눌려 사망한 뒤 애틀란타에서도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추모 시위는 대체로 평화로운 상황이지만 애틀랜타를 비롯한 일부 도시에서는 시위대가 가게를 부수는 등 폭력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폭력 시위대에 "이건 카오스다" 

바텀스 시장은 29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 해산을 요구했다. 바텀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 내가 보는 거리 내가 알고 있는 애틀랜타가 아니다"라며 "이건 시위가 아니라 카오스"라고 말했다.

바텀스 시장은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터 킹 목사도 언급했다. "이건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정신이 깃든 도시의 모습이 아니다"라면서다. 애틀랜타는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헌신한 마틴 루서 킹의 고향이다.

바텀스 시장은 "시위는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마틴 루서 킹이 저격당했을 때에도 우리는 우리 도시를 이렇게 망가뜨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도시를 아낀다면 집으로 돌아가라"고 시위대를 향해 거듭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막내딸 버니스 킹도 함께했다. 그 역시 시위대를 향해 "집으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지 이틀 째 되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센트럴 올림픽 파트에서 경찰이 과격 시위를 벌이는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지 이틀 째 되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센트럴 올림픽 파트에서 경찰이 과격 시위를 벌이는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바텀스 시장은 시위대를 설득하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나 역시 흑인인 네 아이의 엄마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이 마치 내 아이의 죽음처럼 아팠다. 그런데 어제 폭력적인 애틀랜타 시위대에 대한 루머를 듣고 나서 나는 내 아들에게 전화해서 '오늘 흑인들은 밖에 나가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일 미국을 바꾸고 싶으면 투표인 등록을 하고 투표를 해라. 그게 이 나라에서 우리가 바라는 변화"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유색인종 여성 러닝메이트로 고려"

단호하고 강력한 바텀스 시장의 기자회견은 미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그는 '전국구 정치인'으로 급부상했다. 바이든의 러닝메이트로도 거론되기에 이르렀다. 실제 바이든은 최근 CNN 인터뷰를 통해 "유색인종 여성을 러닝메이트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CNN은 30개 주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현 상황에서 바텀스 시장이 바이든의 대선 러닝메이트로 거론되고 있다며, 그가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P=연합뉴스

60년대 R&B 가수인 메이저 랜스의 딸인 바텀스 시장은 자신을 '애틀란타의 딸'이라 부른다. 변호사 출신인 바텀스 시장은 시의원을 거쳐 2017년 애틀란타 시장으로 선출됐다.

바이든 캠프의 TJ 덕클로우 대변인은 바텀스 시장의 기자회견 이튿날인 30일 그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여성인 바텀스 시장의 등장이 '강력한 부통령 후보의 탄생'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는 "바이든은 선거운동 초기부터 바텀스 시장의 지지와 조언에 감사했다"며 "어려운 순간 의 열정과 공감, 강한 리더십이 빛을 발하고 있으며, 그가 애틀랜타를 이끌게 된 거은 행운이다"라고 밝혔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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