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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벼랑 끝 몰린 美레스토랑, 속절없이 줄줄이 파산

중앙일보

입력

전 세계 15개국에 지점을 둔 벨기에 베이커리 르팽코티티앵의 미국 사업 부문은 27일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사진 플리커]

전 세계 15개국에 지점을 둔 벨기에 베이커리 르팽코티티앵의 미국 사업 부문은 27일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사진 플리커]

미국 외식업체의 파산 신청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두 달간의 봉쇄 조치로 경영난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출 절반 차지하는 뉴욕 봉쇄령에 매출 직격탄 #경쟁사에 37원에 자산매각 합의…법원 승인 대기 #크래프트워크스 등 美외식업체 구조조정 잇따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 세계 15개국에 진출한 벨기에 고급 베이커리·레스토랑 르팽코티디앵(Le Pain Quotidien)의 미국 사업부는 27일(현지 시간)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미국 르팽코티디앵 매출의 절반 이상이 뉴욕 시내에서 나오는데,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뉴욕은 미국 내 코로나19 진원지로 불릴 만큼 대규모 감염자가 발생한 뒤 강력한 봉쇄조치를 시행했다.

르팽코티디앵은 미국에서 운영 중인 98개 영업점 폐쇄를 막기 위해 경쟁사인 오리파이에 회사를 300만 달러(37억원)에 매각하겠다고 제안했다. 오리파이는 해당 제안에 합의했으며, 법원 승인만 남았다. 델라웨어주 윌밍턴 파산법원은 “매각이 성사되면 35개 지점은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직원들은 일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경제 봉쇄로 인해 크고 작은 음식점이 간판을 내린 데 이어 대형 레스토랑 체인으로 파장이 확산되는 모습이다.[AP=연합뉴스]

사회적 거리 두기와 경제 봉쇄로 인해 크고 작은 음식점이 간판을 내린 데 이어 대형 레스토랑 체인으로 파장이 확산되는 모습이다.[AP=연합뉴스]

WSJ는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많은 외식업체가 자산 매각이나 파산, 구조조정 등을 이미 시행했거나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탈리안 레스토랑 체인 ‘브리오 앤드 브라보’의 모기업 푸드퍼스트 글로벌 레스토랑도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자산을 인수해줄 곳을 찾고 있다. ‘로건스 로드하우스’, ‘골든 비어쉬’ 체인 등을 운영하는 크래프트워크스 홀딩스는 전체 지점의 3분의 1을 폐쇄했으며, 나머지 자산들도 시세보다 싸게 매각을 추진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약 90년 전통의 햄버거 체인 크리스탈 코퍼레이션도 파산을 면하기 위해 자산을 팔아치우고 있다.

WSJ은 “코로나19가 많은 외식업체가 파산을 신청하거나 일부 지점을 폐쇄했으며 자산 매각을 시도하는 등 르팽코티디앵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전역에 내려졌던 봉쇄령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삼가면서 레스토랑과 소매업체는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려 왔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전역에 내려졌던 봉쇄령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삼가면서 레스토랑과 소매업체는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려 왔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으로 미국 내 소매·유통업체들의 파산보호신청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118년 역사의 미국 중저가 백화점 체인 JC페니와 유명 중저가 의류 브랜드 제이크루, 113년 전통의 고급 백화점 니만마커스 등도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갔다. 또 102년 역사를 지닌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렌터카업체인 허츠도 지난 22일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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