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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가는 40-50대 남성 사망률 낮추려면

중앙일보

입력

통계청의 ´1999년 인구동태 통계결과´ 조사 결과 지난해 40대
남성 사망률이 여성 사망률의 3배 이상이며 50대도 2.9배로 영국.일본.미국 등 선진국의 2배 정도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70년대만해도 남성 사망률이 두 배 이하였지만 산업화가 80년대 이후 계속 증가해 지금에 이르게 된 것.

서울대의대 정신과 정도언교수는 "업무시간이 끝난 후에도 개인시간을 갖고 휴식을 취하는 대신 회식 등 집단으로 몰려다니는 일이 많아 하루 일과가 긴장의 연속" 인 것을 첫째 원인으로 꼽는다.

집단으로 몰려 다니다보면 주로 술.과식.담배 등 건강에 해로운 일을 하기 때문. 하지만 연회문화가 발달된 탓에 집단행동에서 빠지다간 직장에서 소외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에 나만의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다.

이처럼 밖에서 시달리는 가장들은 집 역시 휴식처가 아닌 경우가 많다. 사회문화적 변화로 짬이 나면 가족 외식.가사 일 분담 등 가족을 위해 뭔가를 서비스해줘야 제대로 된 가장으로 인식되기 때문.

정교수는 "이 경우 가정을 가진 직장여성처럼 퇴근 후 다른 직장으로 다시 출근하는 셈" 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입시생이 있는 중년 가장들은 자녀의 입시 스트레스까지 분담해야 한다.

따라서 이제라도 중년남성들의 사망률을 줄이려면 개개인이 굳은 결심을 하고 일상생활 행태를 바꿔야 한다.

정교수는 "우선 내가 지금 어떤 생활을 하는지를 분석한 후 집단에서 격리돼 살 수 있는 용기와 요령이 필요하다" 고 조언한다.

퇴근후 나만의 시간을 가지면 우선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하는데 시간을 할애할 것. 동료와 어울려 운동을 할 경우엔 내기 경기는 피해야 한다.

건강한 식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연회석상에서 과음.과식.과다 흡연을 하는 행위는 고혈압.당뇨병.심혈관.폐암 등 각종 성인병을 촉발시키는 주범이기 때문.

연세대의대 내과 허갑범교수는 "회식 다음날은 아침을 거르기 쉽다" 며 "회식 석상에서도 한끼 식사량만 하는 습관을 들이고 평상시엔 아침.점심.저녁을 골고루 먹돼 매일 항산화 비타민이나 종합비타민을 한 알씩 복용하는 게 좋다" 고 밝힌다.

세계 1위인 남성흡연율도 중년 남성 사망률을 높이는 주된 원인이므로 흡연자라면 금연은 마땅히 실천해야 한다.

건강증진을 위해 몸에 좋다는 비과학적 식품이나 약에 의존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변재준 교수는 "우리 나라처럼 중년남성을 위한 비과학적 몸보신 약제와 식품.정력제가 범람하는 곳도 없는데 이중 간을 비롯해 몸에 해로운 종류도 많다" 면서 "40이후엔 개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른 맞춤 건강진단 검진을 받는 게 좋다" 고 강조한다.

예컨대 뚱뚱한 남성은 심장병.고혈압 등 성인병에 대한 집중검진을 해야 하며 간염 보균자나 간이 나쁜 환자는 조기간암 발견을 위한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40세 이후엔 위암 조기발견을 위해 위내시경검사도 해마다 하는 게 바람직하다.

황세희 전문위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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