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오거돈 휴대전화 압수수색…이르면 이번주 소환

중앙일보

입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송봉근 기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송봉근 기자

경찰은 성추행으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고 이르면 이번 주 오 전 시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부산경찰청 휴대전화 포렌식한 다음 소환할 듯 #오거돈 최측근 신진구 18일부터 부산시청 출근 #공무원노조 출근저지 투쟁…미래통합당도 반발

 부산경찰청은 지난 16일 오 전 시장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포렌식 수사에 착수했다고 18일 밝혔다. 장형철 전 정책수석보좌관을 비롯한 오 전 시장 최측근의 휴대전화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포렌식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오 전 시장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오 전 시장의 거처는 알려줄 수 없으나 지난 주말 오 전 시장을 만나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며 “답보 상태에 빠져있던 성추행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 시일 내에 오 전 시장을 소환해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 소환 조사는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5월 중에는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오 전 시장의 피해자는 경찰 조사를 아직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 고소도 하지 않은 상태다.

성추행으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측근인 신진구 대외협력보좌관이 사직서를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하자 18일 오전 부산시청 로비에서 공무원 노조가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송봉근 기자

성추행으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측근인 신진구 대외협력보좌관이 사직서를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하자 18일 오전 부산시청 로비에서 공무원 노조가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송봉근 기자

 한편 오 전 시장의 최측근인 신진구 대외협력보좌관은 이날 오전 7시 부산시청으로 출근했다. 오 전 시장과 함께 잠적한 지 25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부산시 공무원 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신 보좌관의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지만 신 보좌관이 한 시간 전 출근해 사무실로 들어간 뒤였다.

 부산시공무원노조는“부산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아무렇지 않게 다시 돌아오는 것은 시정에 혼란과 분열만 야기시킬 뿐이다”며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더는 부산시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신 보좌관의 복귀는 변 권한대행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변 권한대행은 김해 신공항 문제와 내년도 국비 확보, 민주당이 다수당인 부산시의회와 협력 등 대외 업무를 위해 신 보좌관에게 복귀를 요청했다. 이에 지난달 28일 사직서를 낸 신 보좌관은 지난 13일 사직 철회 의사를 부산시에 알렸다. 부산시가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았던 터라 신 보좌관은 별다른 절차 없이 바로 업무에 복귀했다.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은 이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신 보좌관 사퇴를 촉구할 예정이다.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은 “오 전 시장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하고 부산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당사자가 다시 부산시로 복귀한다는 것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신 보좌관의 복귀는 부산의 이미지를 밑바닥까지 끌어내리는 만행(蠻行)이다”고 주장했다.

 부산시 복귀를 두고 논란이 일자 신 보좌관은 “엄혹한 시기에 질서 있는 정리가 필요하다. 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닌 듯하다”며 “부산시정을 위해 백지장이라도 맞들겠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고 해명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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