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의 경고 “내년 한국 국가채무, GDP 50% 육박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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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이 내년에 50%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작년 38%, 올해는 46%로 전망

17일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내놓은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은 -1.4%, 국가 채무 비율은 46%로 전망됐다. 내년에는 성장률이 2.1%에 그치고, 채무 비율은 50%가 될 것으로 BI는 전망했다. 분모인 성장률은 낮아지고, 분자인 채무가 늘어나면서 국가 채무 비율은 높아진다는 얘기다. 지난해 한국의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38% 수준이었다. 이 비율은 한 국가의 대표적인 재정 건전성 지표로 꼽힌다.

BI는 “문재인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22년 말까지 성장 모멘텀을 지키기 위해 완만한 재정 확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몇 달 안에 연 0.50%로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올해 GDP가 0.1% 감소하는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국가 채무 비율이 44%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성장률이 3.3%로 회복하면서 국가 채무 비율이 46%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와 관련해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혁신포럼 강연에서 “재정 건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채 발행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국채 발행을 통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GDP를 늘리면, 채무 비율의 증가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확장 재정의 효과를 담보하지 못하면 빚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적자 국채까지 발행해 마련한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소비 효과 논란이 대표적이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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