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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개발직 잘린 美고발자 "트럼프, 과학자에 코로나 맡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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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브라이트가 14일(현지시간)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릭 브라이트가 14일(현지시간)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비판했다가 백신 개발 관련 보직에서 축출된 내부고발자가 다시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경제 재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초기 경고 신호를 놓쳤다", "기회의 문이 닫히고 있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국장이었다가 국립보건원으로 전보된 릭 브라이트는 14일(현지 시간) 하원 에너지통상위 보건소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 출석해 60분간 발언했다. CNN에 따르면 릭은 청문회에서 "더 나은 계획이 없다면 2020년 겨울은 현대사에서 가장 어두운 겨울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릭은 이날 발언에서 미국 정부 대응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중앙집중식 콘트롤타워의 부재를 꼽았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물자의 생산 및 조달과 감염 진단 전략을 중앙집중식으로 표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초기 경고 신호를 놓쳤다"면서 "미국 국민에게 진실을 말해야 하고 진실은 정치가 아닌 과학에 근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코로나 대응은 과학자들이 이끌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보복의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美 공화당 텃밭서 감염 증가 추세

미국 내 감염병 관련 전문가들의 경고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은 경제 재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50개주(州) 중 48개주가 다음 주 초부터 봉쇄령을 풀고 부분적으로 경제활동 재개를 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뉴욕시의 경우 다음 달부터 일부 소매점 재개를 검토 중이라고 CNN은 전했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미국 24개 주에서 신규 코로나19 환자 수가 줄고 있으나 9개 주에서는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개 주에서는 신규 환자 수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코로나19 증가세는 텍사스, 테네시, 앨라배마, 켄터키 등 공화당 성향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지 중 공화당 성향 지역이 많은 이유는 이들 지역 주지사가 자택 대피령을 애초부터 거부했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봉쇄 완화 조치에 따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가디언의 지적이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14일 기준 미국 확진자 수는 140만500명, 사망자는 8만4985명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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