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에 복수당했다" 바이러스 사냥꾼도 못 피한 코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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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1일 영국 런던에서 피터 피오트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LSHTM) 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2월 21일 영국 런던에서 피터 피오트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LSHTM) 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결국 바이러스에 잡혔다"

에볼라 바이러스 발견한 미생물학자 #코로나19 확진, 한때 중태 빠지기도 #최악의 상황 지났지만 여전히 투병중

에볼라 바이러스를 최초로 발견한 최고의 바이러스 전문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피해 가지 못했다. 피터 피오트 미생물학자 겸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LSHTM) 원장이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치료 중이라고 영국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오트 LSHTM 원장은 지난 5일 벨기에 잡지 크낵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3월 19일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평생을 바이러스와 싸우는 데 바쳤다"며 "결국 바이러스가 복수했다"고 말했다.

피오트 원장은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거듭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 코로나바이러스가 감기 같은 미세 증상만 남긴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코로나는 만성적인 심장 질환을 남기고, 신경계도 손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찰력 없이 전염병 상황만 통제하기 위해 애쓰는 정책수립자들에게 몹시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백신 개발의 중요성도 말했다. 피오트 원장은 "코로나19 백신 없이는 절대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없다"며 "이 위기를 벗어날 유일한 해결법은 코로나19 백신 개발뿐"이라고 주장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할 정도로 중태에 빠지기도 했다. 현재는 병원에서는 퇴원해 자택에서 회복하고 있지만, 아직도 계단조차 오르기 힘들 정도다.

◇에볼라부터 에이즈까지 '바이러스 사냥꾼'

피오트 원장은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 강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를 최초로 발견한 인물이다. 그는 이후에도 1995년부터 2008년까지 UN에이즈계획(UNAIDS)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에이즈 바이러스(HIV) 연구에 앞장서기도 했다.

2015년에는 『바이러스 사냥꾼(원제: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쫓는 삶)』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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