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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3억 받는데···정의연 회계 이해불가, 기업이면 고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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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후원금 회계 처리 의혹이 제기 되고 있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9차 정기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후원금 회계 처리 의혹이 제기 되고 있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9차 정기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대한 후원금 회계 관련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로부터 보조금 3억원 이상을 받는 시민단체로서는 이례적인 오류를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여성가족부 홈페이지에 등록된 ‘공모보조사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정의연은 2019년 3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건강치료 및 맞춤형 지원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보조금 3억6600만원을 받았다. 2018년에는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국내 전시 사업 수행’ 으로 3억원을 탔다.

국세청 홈택스에 공개된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정의연아 받은 2019년 전체 보조금 액수는 5억3796만원이다. 2018년에는 보조금을 0원으로 기록했다.

한국재정정보연구원이 2018년 발간한 『국고 보조금 이해하기』 안내서에 따르면 보조금 또는 간접 보조금 총액이 3억원 이상인 경우 정산보고서를 회계법인으로부터 검증받아 제출할 의무가 있다. 정산보고서 검증 의무는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시행령 제12조에 따라 이뤄진다.

경제민주주의21 대표인 김경율 회계사는 “다른 시민단체도 외부 변호사나 회계사를 통해 예산 결산을 하고 회계 처리를 한다”며 “특히 보조금을 수억원 받는 단체는 장부가 더욱 꼼꼼히 기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업이 회계를 이 따위로 하면 금감원 감리로 작살난다”며 “기업 대표들은 이런 걸로 검찰 고발도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여성가족부가 공시한 정의기억연대 국고보조금 지급 현황. 단위는 100만원. [사진 여성가족부]

여성가족부가 공시한 정의기억연대 국고보조금 지급 현황. 단위는 100만원. [사진 여성가족부]

정의연은 기부금 지출 내역에 수억원 오류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국세청 홈택스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부금 총액과 세부 사용 내역을 합한 비용이 2억4000만원 차이가 난다. 또 2018년 기부금품 모집·지출 명세서에서는 22억7300만원의 기부금 수익을 2019년으로 이월한다고 기록했지만, 2019년 같은 항목에서 이월 수익금은 0원으로 표시됐다. 2018년 결산 서류에는 맥줏집을 운영하는 디오브루잉주식회사에 3339만을 지출했다고 기록했다. 정의연은 기부금 3339만원을 여러 사업에 지출했다고 해명했지만 오해를 불렀다.

여성가족부는 정의연에 지급된 보조금 사용 내역과 관련해서는 “회계 공시나 법인 운영과 관련해서는 소관 부처인 국가인권위원회에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는 2년마다 정의연에 대해 사무 점검을 하고 있다. 올해도 정의연은 인권위에 사업계획서와 실적서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인권위 관계자는 “기부금 감사 내용은 관련 법에 따라 행정안전부와 국세청에서 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정의연 회계 오류 논란이 일자 지난 12일 “재공시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규정에 따라 약 1만개의 공익법인은 매해 4월마다 재무제표를 공시한다. 국세청은 이들의 결산내역을 검토해 오류가 발견되면 7월부터 한 달간 재공시하도록 지시한다.

정의연이 대형 회계 법인이 나설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고, 국세청에 등록하는 공시 자료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오류라는 반론도 있다. 익명을 원한 회계사는 “연간 10억원가량 보조금을 받는 시민단체 정도는 돼야 회계사 몇 명이 붙어 재정 상태를 파악하겠지만, 정의연 같은 규모면 한 명이 검토하는 정도라 오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도 지난 12일 방송에 출연해 “법적 절차에 따라 변호사 한 분과 회계사 한 분의 회계감사를 받고 있고 공시해 정부에 보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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