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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9월 신학년제' 가시화…현 학년, 내년 8월까지 연장안 부상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월 13일 일본 오사카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졸업식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3월 13일 일본 오사카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졸업식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현 학년을 내년 8월까지 연장하는 방식으로 ‘9월 신학년제’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늦어도 다음달까진 결론 낼 듯… #요미우리 여론조사서 '찬성' 54% #경제계서도 '국제 표준' 환영 분위기 #"9월 입학은 아베 총리의 지론" #

1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 4월 시작한 현 학년을 내년 8월까지 연장하는 ‘17개월 안’을 검토 중인데 늦어도 다음 달까진 결론을 낼 방침이다. 문부성은 신학년제를 도입할 경우 대입 시험 등도 일정에 맞춰 늦출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초ㆍ중ㆍ고 휴교가 장기화한 가운데 이참에 ‘국제 표준’인 9월 신학년제로 갈아타자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9월 신학년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지론”이라며 변경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여론도 나쁘지 않다. 요미우리가 지난 8~10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9월 신학년제를 ‘찬성한다’는 응답이 54%로 과반이었다. ‘반대’는 34%였다.

특히 일본 정부의 감염 대책이 중점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13곳의 '특정 경계 도ㆍ도ㆍ부ㆍ현(광역 지방자치단체)'에선 ‘찬성’이 59%로 더 높게 나타났다. 또 도쿄를 포함한 간토 지역에선 63%, 오사카를 포함한 긴키 지역에서 62%로 대도시권일수록 찬성 비율이 높았다.

경제계도 환영하는 모습이다. 일본 기업들은 대체로 4월 신학년에 맞춰 한꺼번에 졸업자를 채용해왔다. 이 경우 유학생 채용과 시기가 맞지 않아 9월에 따로 선발하는 등 애로를 겪었다.

지난 3월 3일 일본 나고야시의 한 소학교(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자습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3월 3일 일본 나고야시의 한 소학교(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자습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선 근대 교육 체계가 도입된 메이지(明治) 시대 초기엔 9월 신학년제를 채택했다. 하지만 메이지 중기부턴 국가 회계연도와 맞추기 위해 4월 신학년제로 바꿨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총리 시절인 1987년에도 가을 신학년제가 검토된 적이 있다. 도쿄대는 2011년 9월 입학을 적극 추진했지만 다른 대학들의 동조 움직임이 없어서 무기한 연기한 상황이다.

아베 총리도 의욕이 강하다. 1차 내각 때인 2007년엔 대학의 9월 입학을 추진했다. 정권을 되찾은 2012년 중의원 선거 때는 아예 공약으로 내걸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9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국제사회에서 9월(신학년제)이 주류인 것이 사실”이라며 “이참에 실시를 검토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9월 신학년제 논의는 대입뿐 아니라 전 교육과정에 걸친 변경 사안인 만큼 법ㆍ제도 등 고칠 게 너무 많다는 부담이 있다. 교육 현장에선 갑작스럽게 졸업 시기 등을 바꾸면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보육시설을 졸업한 아동을 돌볼 곳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전국 광역 지자체장 모임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사회가 혼란스러운) 시기에 (9월 신학년제) 결론을 낼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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