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마스크 값 이틀새 ‘따블’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뛰는 덴탈마스크. 5월 5일 할인쿠폰을 적용해 실제 구매한 가격(왼쪽)과 7일 판매가격(가운데, 할인쿠폰 적용 전). 5월 7일 다른 e커머스에서 판매하는 같은 제품의 가격(오른쪽). 이틀 전보다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오른 6만9800원이다. [사진 각 e커머스 화면 캡처]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가정주부 김모(42)씨는 지난 5일 오픈마켓 A사에서 국산 덴탈마스크 50매 1박스를 3만9800원에 구매했다. 배송료 2500원이 따로 붙었지만 할인쿠폰을 활용해 실제 결제한 금액은 3만5320원이었다. 그런데 하루 뒤인 6일 같은 제품 판매가격이 5만7100원으로 오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하룻밤 새 무려 43.5%가 오른 것이다. 이 제품은 이날 일시품절 상태였지만, 판매자는 7일 5만9100원으로 가격을 더 올린 뒤 판매를 재개했다.

더워진 날씨에 KF마스크 불편 #숨쉬기 편한 ‘덴탈’ 구매 몰려 #온라인서 3만원대 하던 게 7만원 #개학 앞두고 마트서 소형은 동나

김씨는 다른 e커머스인 B사를 찾았지만 그곳 역시 3만원 후반대였던 50매 한 박스 판매가격이 6일 5만2000원을 거쳐 7일엔 6만9800원으로 올라 있었다. 1장당 약 1400원으로, 공적 마스크 가격(1500원)에 육박한다. 김씨는 “개학을 앞두고 날도 더워지는데 아무래도 보건용 마스크는 너무 덥고 숨쉬기도 힘들어서 일회용 마스크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 확산하면서 품귀 사태를 빚었던 보건용 마스크(KF94, KF80)는 최근 공급이 원활해졌지만, 이제는 ‘덴탈마스크’ 인기가 치솟고 있다. 최근 날씨가 초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급격히 더워졌기 때문이다. 개학 일정이 확정되면서 어린이용 마스크 수요도 크게 늘었다.

위메프가 지난달 30일부터 5월 6일까지 마스크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전주(4월 23~29일)에 비해 덴탈마스크는 205.6%, 아동용 마스크는 51.1% 늘었다. 지마켓의 경우 7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인기검색어 10위 중 9개가 마스크 관련 키워드다. 1위는 ‘국내산 일회용 마스크 소형’이었다.

대형마트도 비슷한 상황이다. 롯데마트는 4월 27일부터 5월 5일까지 마스크 판매량이 전주(4월 13~21일) 대비 58% 늘어난 가운데 보건용이 아닌 일반 위생마스크(덴탈마스크 포함)는 350% 늘었고, 소형 위생 마스크는 379.2% 늘었다. 이마트의 경우 소형 일회용 마스크는 아예 동난 상태다. 대신 7일부터 20일까지 성인용 일회용 마스크(중국산) 50매를 정상가보다 2000원 할인한 2만7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냉감, 속건 등 스포츠 기능성 원단을 사용한 기능성 마스크나 여름용 마스크, 인견 마스크 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4월 30일~5월 6일) 위메프에선 인견 마스크 판매량이 전주보다 568.4%나 늘었고 통기가 잘되는 매시 마스크(246.1%), 쿨마스크(96.8%), 여름용 마스크(25.4%) 등의 판매가 증가(키워드별 검색 결과·중복 가능)했다.

덴탈마스크는 수술용 마스크다. 주로 수술실에서 의료진에게 혈액이 튀는 걸 막아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쓰지만, 치과에서 많이 써서 편의상 덴탈마스크라고 부른다. 코로나19 감염 매개체인 비말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액체 저항성 실험을 통과하면 의약외품으로 인정받는다.

그렇다면 의약외품 표시가 없이 ‘3중 필터’, ‘4중 필터’ 표시만 있는 마스크는 성능이 떨어지는 걸까. 꼭 그런 건 아니라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마스크 제조 및 수입업자가 병원에 납품하려면 의약외품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의료진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판매할 목적이라면 굳이 신청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3중 필터나 4중 필터라고 쓰여있는 건 대부분 수술용 마스크”라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