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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금'은 젊은이를 슬프게 해"…EU 보고서 보니

중앙일보

입력

지난 2월 25일 크로아티아의 한 의료진이 방역복을 입고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 25일 크로아티아의 한 의료진이 방역복을 입고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노인들보다 젊은이들이 상대적으로 우울한 감정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는 보고서가 유럽에서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두기 등 조치가 젊은 세대의 사회적 단절로 이어지며 심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산하 노동 연구기관인 더 나은 삶과 노동을 위한 유럽 재단(유로파운드·eurofound)이 이러한 조사 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보도했다. 유로파운드는 유럽 지역에서 온라인으로 총 8만 5000여명에 대한 설문 조사를 통해 '코로나 감금'(Lockdown) 시대 유럽인들의 초상을 그려냈다.

대부분이 유럽국가가 이동제한 등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2주 동안 총 응답자의 16%는 '거의 모든 순간' 외로움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는 코로나19팬데믹 사태 이전(6%)보다 10%포인트 증가한 결과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특히, 35세 이하 젊은 세대가 느끼는 외로움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 세대에서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한 이들은 20%에 달했다. 평소(4%)보다 16%포인트 늘어났다.

유로파운드는 보고서에서 "젊은 세대는 사교 행사가 취소되거나 친구와 가족을 만날 수 없게 되는 등 코로나 제한 조치에 대해 다른 연령대보다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국가 간 차이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와 불가리아인들이 유럽 국가 중에서도 낮은 삶의 만족도를 나타냈다. 외로운 감정을 느끼는 이들의 비율은 프랑스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국가가 얼마나 오래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를 취했는지, 또는 코로나19에 얼마나 심각한 타격을 입었는지를 반영하는 결과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미래에 대한 낙관·비관적 감정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46%만이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2016년 유럽 생활수준 설문조사 당시보다 18%포인트 감소한 결과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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