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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힘 실어준 소셜벤처…54% 흑자, 최대 걱정은 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소셜벤처 '째깍악어' 홈페이지 캡처

소셜벤처 '째깍악어' 홈페이지 캡처

아이 돌봄 교사를 학부모 및 학원과 연결해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운영사 ‘째깍악어’는 올해 3월 6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앱 이용자 7만명, 재이용률 93% 등의 성과가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힘이 됐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퍼지기 시작한 2월엔 돌봄 교사 신규 신청이 한 달 전에 비해 250% 늘었다.

하지만 아직 가장 큰 걱정은 돈이다.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는 “우리는 경제성을 주목표로 운영하는 영리기업이 아니다”며 “그런데 아직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할 땐 경제성 평가가 우선으로 반영되는 게 우리 같은 소셜 벤처엔 큰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영리기업과 사회적기업의 중간 형태인 소셜 벤처에 자금 조달이 가장 큰 어려움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 벤처기업부가 6일 발표한 ‘2019년 소셜 벤처 실태조사’(771곳 대상)에 따르면 50.6%의 소셜 벤처가 “은행 대출이 경제성 위주로 이뤄져 소셜 벤처의 사회적 가치가 저평가된다”고 답했다.

중기부가 파악한 국내 소셜 벤처는 998곳이다. 이 가운데 54.2%가 영업이익을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성수동 소셜벤처 사무 공간의 한 보관함. 중앙포토

서울 성수동 소셜벤처 사무 공간의 한 보관함. 중앙포토

평균 이익 금액은 200만원이다. 이들의 평균 자산은 15억원이고, 부채는 9억4000만원이다. 소셜 벤처 업계에선 40대(28.6%) 대표이사가 가장 많았다. 20대는 15.0%, 30대는 28.1%로 조사됐다. 대표이사들의 평균 나이는 42.3세다.

2016년엔 601곳이었던 소셜 벤처가 998곳으로 3년 동안 66% 증가했으니, 그만큼 신생 기업이 많다는 얘기다. 실제 중기부 조사에서 소셜 벤처의 평균 운영 기간은 4년 6개월이었다. 그중 운영 7년 이하의 소셜 벤처 비중은 79.1%다. 이 가운데 54.4%가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다. 째깍악어의 소재지도 서울 성수동이다.

종기부는 소셜 벤처가 최근 3년간 3548명의 일자리를 만든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18년 5월 ‘소셜 벤처 활성화 대책’ 발표 이후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게 종기부의 평가다.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도 스웨덴 국빈방문 때 ‘한-스웨덴 소셜 벤처와의 대화’ 행사에 참석하면서 힘을 실었다.

박영선 종기부 장관은 6일 성수동의 한 공유사무실 빌딩에서 열린 ‘소셜 벤처와의 만남’ 행사에서 “이익도 실현하고 사회 문제도 해결하는 바람직한 사업 모델”이라며 “보증 지원 규모를 늘리고,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다 정교한 지원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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