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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짜리 빅딜도 코로나에 비틀…손정의는 3조 계약서 찢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빅딜(big deal)이 깨지고 있다.

깰 수 있는 딜이 451조에 달해. '빅딜 파기 도미노' 가능성 #미 사모펀드 블랙스톤-중 소호차이나는 도장 찍기 직전에 멈춰 서 #소프크뱅크-위워크는 계약 파기를 계기로 소송전 시작

블룸버그 통신은 메이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과 중국 부동산개발회사인 소호차이나 사이 딜이 성사 직전에 비틀거리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전했다.

사모펀드 블랙스톤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모펀드 블랙스톤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두 회사는 소호차이나가 보유한 홍콩 등의 빌딩 등을 40억 달러(약 4조9000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블룸버그 등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직전에 “양쪽은 성사 직전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블랙스톤은 인수대금을 조달해야 하는 데 금융시장 불안이 가장 큰 리스크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저기서 계약서 찟는 소리가 들린다

블랙스톤과 소호차이나는 그나마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직전에 멈춰선 경우다. 소프트뱅크-위워크의 계약은 아예 깨졌다.

최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사무실 공유업체인 위워크의 임직원이 보유한 주식 30억 달러(약 3조6000억원)어치를 사들이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맺은 계약의 파기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이유는 두 가지였다. 위워크가 미국에서 법적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과 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위워크 애덤 뉴먼 창업자는 소송으로 응수했다. 소프트뱅크가 위워크 주식 매수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 델라웨어 법원에 고소장을 냈다고 4일 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10월 위워크가 기업공개(IPO) 무산 등으로 자금난을 겪자 주요 주주로서 구제금융 96억 달러안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위워크 주식 30억 달러어치를 공개 매입한다는 약속이 들어 있다.

코로나 직격탄 맞은 호텔, 애물단지로 전락

소프트뱅크와 위워크가 소송에 뛰어든 날 한국의 미래에셋자산운이 중국 안방(安邦)보험과 맺은 미국 내 15개 호텔 인수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반환도 요청했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9월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내 고급 호텔 15개를 58억 달러(약 7조1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전체 인수 대금의 10%를 계약금으로 건넸다.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직전에 빅딜 발표가 급증했다. (단위: 10억 달러)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직전에 빅딜 발표가 급증했다. (단위: 10억 달러)

미래에셋이 사들이기로 한 호텔은 안방보험이 2016년 사모펀드 블랙스톤으로부터 매입한 것들이다. 뉴욕의 JW메리어트 에식스 하우스 호텔, 와이오밍 잭슨홀의 포시즌스 호텔, 샌프란시스코의 웨스틴 호텔, 실리콘밸리의 포시즌스 호텔 등이다.

아직도 위태위태한 계약 수두룩

블룸버그에 따르면 6일 현재 양해각서(MOU) 정도만 교환해 깨질 가능성이 큰 딜이 무려 3700억 달러(약 451조7000억원)에 이른다.

코로나 사태 이후 글로벌 경기 흐름이 V자 회복을 할지, 아니면 U자 또는 L자 흐름을 보일지 아직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와직 완전히 이행되지 않은 빅딜은 깨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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