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원유철, 태구민·지성호 뭇매에 "北 도발엔 왜 사과 요구 않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유 여하를 떠나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

“앞으로 공인으로서 신중하게 처신하겠습니다.”(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제기한 태영호·지성호 당선인이 4일 사과했다. 지난 2일 김 위원장이 건재하다는 점이 확인된 직후 이에 대해 해명했으나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자 공식 사과를 한 것이다.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 [뉴스1]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 [뉴스1]

태 당선인은 이날 기자들에 보낸 입장문에서 “제 말 한마디가 미치는 영향을 절실히 실감했다”며 “저 태영호를 국회의원으로 선택해주신 이유 중 하나가 북한 문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전망에 대한 기대라는 것을 알고 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질책과 무거운 책임감을 뼈저리게 느낀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신중하고 겸손한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 당선인은 지난 4월 2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분명한 건 김정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했다.

 지성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 [연합뉴스]

지성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의 사망을 99% 확신한다”(1일 국내 기자들과의 통화)고 했던 지성호 당선인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며칠간 곰곰이 제 자신을 돌이켜보고 제 자리의 무게를 깊이 느꼈다. 제게 기대하시는 대로 오로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이 되겠다”며 거듭 사과했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둘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당선인은 둘의 공식 사과가 있기 전인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잣거리에서 수다를 떨면서 하듯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의원으로 활동하다 보면 1급 정보들을 취급하게 될 텐데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부겸 의원도 페이스북에 “국방위나 정보위에는 절대 들어가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 여러분(태영호·지성호)은 이번 일로 자발적 제척 대상임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거들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연합뉴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연합뉴스]

그러자 야권은 반격했다. 무소속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북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도 처음에는 당황했고 미국조차도 갈팡질팡하지 않았던가”라며 “암흑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상식적인 추론을 했다는 것을 이유로 이를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윤상현(무소속) 국회 외통위원장도 “태영호, 지성호 당선인을 향한 집권 세력의 배척과 배제 움직임이 도를 넘고 있다”며 “국회의원이 된 두 분은 어떤 상임위도 선택할 수 있고 국회의원으로서 취득 가능한 어떤 정보도 요청할 수 있다. 바로 그 점이 자유 대한민국의 강점”이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두 당선인에 대해 정부나 민주당이 사과를 요구할 뿐, 북한의 도발(GP 총격)에 대해서는 왜 재발 방지와 사과를 요구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