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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615억 유치 비결은 괴짜 교수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84호 21면

이광형, 카이스트의 시간

이광형, 카이스트의 시간

이광형, 카이스트의 시간
심재율 지음
김영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광형(66) 교수(바이오뇌공학과·문술미래전략대학원 석좌)에게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괴짜 교수의 실제 모델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20년 전 드라마 ‘카이스트’에 나왔던 박기훈 교수가 그를 극화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기부금 615억원을 유치해 세계적으로 드문 뇌공학·미래학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가치 있는 일로 통한다.

넥슨·네이버·아이디스·네오위즈 등 그의 연구실 출신 제자들이 창출한 일자리는 7000개로 추산된다.

신간은 30년간 인연을 맺어온 저자가 이광형 교수의 인생철학을 탐구한 책이다.

한국의 미래를 개척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인물의 전기(傳記)를 쓰면서, 사회를 바꾸는 개혁의 동력과 이를 가능케 한 리더십의 비결을 찾는 데 공을 들였다. 가령 이 교수의 리더십을 9가지로 요약했다. 꿈, 대의, 신의, 끈기, 정도, 본질, 시야, 인내, 존재, 이렇게다.

대개 ‘개혁’이라는 단어는 무언가를 송두리째 바꾸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저자가 진단한 이 교수의 개혁의 행로를 따라가다 보면 통상적인 의미의 개혁과는 이질적인 대목을 만나게 된다.

책에 따르면 이 교수의 과거사는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로버트 러플린 제12대 KAIST 총장이 바이오시스템학과(현 바이오및뇌공학과)를 폐과(閉科)하려 했던 대목은 일종의 비사다. KAIST에 대한 사서(史書)급의 가치가 있다. 그런 시도에 맞섰던 이 교수의 대응이 몰입감을 높인다.

서남표 제14대 KAIST 총장의 개혁에 대한 학내 구성원 시각도 엿볼 수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당대표와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에 얽힌 세간의 오해도 기록했다. 민감한 사건들을 화려하지 않은 담담한 필체로 기록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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