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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대는 미래에셋 美 호텔 인수…"계약 해지할 수도"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9월 미래에셋이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매매하기로 계약한 미국 내 15개 호텔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지난해 9월 미래에셋이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매매하기로 계약한 미국 내 15개 호텔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미래에셋이 미국의 고급 호텔들을 중국 안방(安邦) 보험으로부터 사들이기로 한 투자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안방보험은 미래에셋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미래에셋은 안방보험이 약속을 어겼다며 계약 해지까지 불사하겠다고 통보했다.

안방보험 “잔금 내놔” 소송…외신 “코로나 영향”

27일(현지시간) 안방보험은 미래에셋을 상대로 58억달러 규모의 호텔 매매 계약을 이행하라는 소송을 냈다. 사진은 이를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 캡쳐.

27일(현지시간) 안방보험은 미래에셋을 상대로 58억달러 규모의 호텔 매매 계약을 이행하라는 소송을 냈다. 사진은 이를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 캡쳐.

안방보험은 27일(현지시간) 미 델라웨어주 형평법원(Chancery Court)에 미래에셋이 계약이행을 완료하도록 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9월 안방보험으로부터 58억 달러(약 7조1000억원)를 주고 뉴욕 JW메리어트 에식스 하우스 호텔·와이오밍주 잭슨홀 포시즌스 호텔 등 9개 도시의 15개 호텔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당시 대금의 10%를 보증금으로 예치했다. 문제가 없다면 이달 17일 잔금을 내고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안방보험은 미래에셋이 예정대로 계약을 마무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낸 것이다.

이 소송에 대해 처음으로 보도한 월스트리트 저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호텔이 일반적인 비즈니스 과정을 벗어나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마감일까지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래에셋이) 필요한 자금을 즉시 이용할 수 없었다(the required debt financing isn’t immediately available)”고 썼다.

미래에셋 “안방보험 쪽 문제로 거래 미뤄져”

중국 안방보험 로고

중국 안방보험 로고

그러나 미래에셋 측은 이는 사실이 아니며, 거래가 마무리되지 않은 이유는 안방보험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자금 조달 관련 문제는 전혀 아니다”면서 “계약종결을 위해서 안방보험 측에서 선행해야 하는 조건들이 있는데 그들이 이를 어겼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계약 종결 날짜를 미루기 위해 안방보험과 협상하던 중 예고 없이 소장이 접수됐다고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날 자료를 내고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이후 실사 과정에서 안방보험과 제3자간에 거래와 관련된 특정 소송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에 대해 안방보험 측에 자료를 요청했으나 제공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안방보험과 제3자간 다른 소송이 진행중이란 걸 알게 됐고 그 소송이 이번 호텔 거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소송의 자세한 내용을 안방보험이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매매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자료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당사는 4월 17일 안방보험 측에 '계약상 위반사항을 15일내 해소하지 않을 경우 매매계약서를 해지할 권리가 발생한다'고 통지했으며 5월 2일까지 문제 해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IB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과 제3자간 소송 내용이 온전히 파악되지 않아 미국 권원보험(title insurance·등기 등 부동산 관련 권리를 보증해 주는 보험)회사에서 이와 관련된 내용은 보장 범위에서 배제했다”며 “이는 완전한 소유권을 제공하겠다는 매도인 계약내용에 위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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