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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코로나 쇼’에 세계가 갸우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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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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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행정부와 의료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가 ‘코로나19 일일 브리핑’에서 갑자기 꺼낸 ‘소독제(살균제) 인체 주사’ 발언 때문입니다. 그는 앞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한국에서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수입하자 “돈 낭비”라며 힐난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돌출 행동, 이른바 트럼프의 ‘코로나 쇼’는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비난과 우려를 불러일으킵니다.

# “브리핑이 TV 오락물인가?”

“트럼프가 뿔난 이유는 그 주지사가 한국 진단 키트를 수입해서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얘기해서 수입하면 자기 공이 될 수 있는 걸 주지사가 가로채서다. 칭찬받는 걸 좋아하는데, 얼마나 괘씸하겠어.” 한 한국 네티즌의 반응입니다. “선거를 위해 국민의 생명쯤은 포기할 수 있는 대통령”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장사하려 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그는 늘 자신을 향한 관심만 원한다. 사람들 걱정은 하지 않는다” “메릴랜드에 살고 있는 것에 감사하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을 자신이 예전에 진행했던 TV 쇼처럼 하는데, 손뼉을 치는 국민이 있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 “컨트롤 타워는 전문가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체내에 주입해 비슷한 효과를 볼 방법이 있지 않을까?”라고 말한 뒤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살균제를 인체 주입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미국 대통령이다. 우리가 뽑았다는 사실이 수치스럽다.” “보건 전문가가 나와 컨트롤하는 게 아니라 여전히 트럼프가 전면에 서고 전문가들은 그냥 병풍처럼 서 있다. 자기가 다 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허영심에서 벗어나 뒤에서 지원만 해라.” 미국 네티즌의 원성이 높습니다.

e글중심지기=김서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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