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만마리 홍성 축산단지 구제역 비상

중앙일보

입력

충남 홍성의 소 21마리에서 의사 구제역이 추가 발생, 우리나라 최대의 축산단지인 홍성축산단지에 비상이 걸렸다.

축산농가만 7천6백여가구고 35만마리가 넘는 소.돼지.산양.사슴이 사육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가축거래 물량만 소 50마리, 돼지 2천7백마리에 이른다. 전국 돼지고기 생산의 4.3%, 충남도내 생산의 20%를 차지하는 이곳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의사 구제역 발생후 이곳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소독약을 뿌리는 차량이 분주히 돌아다니고 군인들이 인근 서산과 태안 지역으로 가는 길목에 검문소 52개를 설치해 차량을 일일이 검문하고 있다. 군인들은 제독 차량 12대를 동원해 주요 도로에 분무소독도 실시하고 있다.

돼지를 기르는 양돈업자들은 속이 탄다. 매일 생산된 물량을 출하해야 하는데 4일 동안 1만여마리가 적체돼 있기 때문이다.

양돈업자 양모(56) 씨는 "구제역 바이러스는 바람을 타고 2백50㎞나 이동한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 며 불안해 했다.

군청 주변에서 만난 공무원 주모(44) 씨는 "과거 홍성지진보다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며 " 여진(餘震.추가 발생) ´ 이 계속돼 불안하다" 고 말했다.

농민들은 다만 돼지의 감염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크게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경기도 파주에서와는 달리 홍성에서는 의사 구제역 증상이 발생한 축산농가의 가축만 도살 처분했다. 인근 5백m 이내 지역 농가(30가구.3백36마리) 의 가축에 대해서는 소독.예방접종만 실시하고 도살 처분하지 않아 정부의 방역대책이 도살처분보다 예방접종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홍성〓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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