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필요없는 주사법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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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주사를 맞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초조해하는 일은 이제 과거지사가 될지도 모른다. 바늘이 필요없는 주사법이 속속 개발돼 고통없이 약물을 주입할 수 있게 될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화학협회가 최근 바늘 주사기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회의에서 과학자들과 의료장비제조업체들은 고통없이 신체에 약물을 주입하기 위한 각종 장치들을 선보였다.

조지아공대의 화공과 교수 마크 프라수니츠는 머리카락보다 가는 400개의 실리콘 바늘을 이용해 약물을 주입하는 장치에 대해 발표했다.

니코틴 패치처럼 생긴 이 장치에 장착된 바늘은 너무 작아 고통을 일으키는 신경세포에 닿지 않은채 피부를 통해 약물을 주입할 수 있다. 또 내장된 초소형 전자장치는 약물의 투여시간과 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준다.

프라수니츠 교수는 이 장치를 이용해 당뇨병에 걸린 실험용 쥐들에게 인슐린을 투여한 결과 혈당이 의미있는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의 파우더젝트제약은 압축 헬륨을 이용해 파우더 형태의 약품을 피부로 주입하는 장치를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구강과 기도를 통하는 대신 소량의 액체 약물을 혈관에 주입시키는 전자 장치와 유전자변형(GM) 식품을 통해 약품을 신체에 주입하는 방법에 관한 연구도 진행중이다.

그러나 이런 장치들은 시판되기까지에는 최소한 2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바늘 주사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질병을 옮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학자들은 12-19차례의 백신주사를 맞고 난 어린이들은 주사기에 대한 혐오증이 생길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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