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의 일종인 메탐페타민을 사용할 경우 뇌세포가 손상되며 마약 사용을 중단하더라도 한번 손상된 뇌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실제로 입증됐다.
미국 국립마약 남용 대책 연구소의 앨런 레쉬너 박사는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서 마약과 뇌세포 손상간의 상관 관계를 밝혔다고 ABC 방송이 27일 보도했다.
이전까지 마약을 사용한 사람의 뇌를 설명할 경우 ´후라이팬의 달걀´같은 부정확한 비유를 썼으나 이번 연구 결과로 살아 숨쉬는 인간의 뇌를 촬영해 그 결과를 생생히 볼 수 있게됐다.
신경흥분제로 복용, 흡입, 투여할 수 있는 메탐페타민은 지난 60년대부터 신종 마약으로 떠올라 한동안 별인기를 끌지 못하다 최근 들어 다시 미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크랭크´, ´아이스´등으로 불리는 메탐페타민의 미국내 사용자수는 지난 94년 대략 380만명이었으나 96년의 경우 근 500만명에 달했다.
동물실험 결과 메탐페타민을 많이 투여하면 뇌조직이 손상되며 최근 연구들에서는 메탐페타민 사용자들의 경우 뇌기능에 중요한 화학물질인 도파민 수치가 낮을 수 있다는 것까지 밝혀졌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화학적 변화가 입증됐을 뿐아니라 뇌세포 자체가 파괴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신경세포인 뉴런에서 발견되는 뇌내 화학성분인 ´N-아세틸-아스파테이트´(NA)의 함량을 양자 ´자기공명분광기´(MRS)라는 뇌 촬영 기기를 이용해 측정했다. NA는 뉴런에만 있고 뉴런은 사람이 생각할 때 이용하는 뇌세포이다. NA수치가 낮을 경우 뉴런이 소실됐거나 손상됐다는 표시로 이전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 다발성 경화증 등 몇몇 뇌질환 환자들의 경우 NA가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메탐페타민 사용자 26명과 마약 사용 전력이 없는 24명의 NA를 비교한 결과 사용자들이 비사용자보다 NA 수치가 5-6% 더 낮았다. 즉 마약 사용자는 뉴런이 손상되거나 소실된다는 말이다.
특히 임상 실험 대상자들은 평균 4개월밖에 마약을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NA가 상당히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붉은털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에서 메탐페타민으로 인한 뇌손상이 4년까지 지속된다는사실이 밝혀졌다.
또 메탐페타민을 더 많이 사용할 수록 뇌손상 정도는 더 심해지며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는 뇌 부분이 바로 공포증, 우울증, 기억상실같은 행동 장애가 일어나는 부분에 해당한다.
그러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어린이의 치료 목적으로 메탐페타민을 극소량 투입할 경우 뇌손상이 발생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