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스토리]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 … 구찌와 함께하는 서울의 볼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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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가 현대미술 지원 프로젝트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 전시를 오는 7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림미술관에서 연다. [사진 구찌]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No Space, Just a Place. Eterotopia).’ 이 특별한 이름의 전시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 구찌가 서울의 다채로운 문화 경관과 현대미술을 지원하기 위해 여는 멀티 레이어(Multi-layered) 프로젝트다. 오는 7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림미술관에서 진행된다.

구찌 #서울 문화 경관, 현대미술 지원 위한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특별한 전시 #종로구 대림미술관서 7월 12일까지

전시는 서울의 독립 및 대안 예술 공간의 복합적인 역사와 ‘헤테로토피아(Eterotopia)’에 대한 구찌의 고찰에서 영감을 받았다. 헤테로토피아는 ‘다른’이라는 의미의 ‘헤테로’와 장소를 뜻하는 ‘토피아’의 합성어로,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1926~1984)가 그의 저서 『말과 사물, 1966』 서문에서 서로 상관없는 사물들을 묶는 하나의 허구적 질서와 연관 지어 처음 언급했다.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는 ‘다른 공간(other space)’을 개인이 타인 혹은 주변 환경과 관계를 맺는 새로운 방법을 통해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장소라고 정의한다. 전시는 진보적 심미관으로 잘 알려진 미리암 벤 살라(Myriam Ben Salah)가 큐레이팅하고,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의 사회에 대한 사유를 기반으로 한다. 특히 전시의 핵심 주제인 ▶장르와 젠더 사이의 관계에 대한 윤리적이고 미학적인 가치 ▶학습경관(learnscape)의 개념 ▶자기표현의 긴급성 ▶영원한 인류학적 매니페스토 등은 대안 예술 공간의 역할과 목표를 대변한다.

역사적으로 독립 및 대안 예술 공간은 상점 앞, 건물의 위층, 창고 등 주류에서 벗어난 장소에 위치했다. 이런 공간은 정치적이거나 실험적이다. 상업적인 목표보다는 예술적 담화에 초점을 맞추는 ‘화이트 큐브’의 중립성과 대립한다.

1990년대 말 서울에서 이런 움직임이 발현된 이래로 예술 생태계에 날카로운 의문을 제기하는 프로젝트가 늘고 있다. 이번 전시의 목표는 진보적인 장소의 가시성을 확보하고, 자율성에 대해 성찰하며, 미래를 위한 새로운 내러티브를 전망하는 개념적 도구로서 공간의 ‘대체성’을 살펴보는 것이다.

전시는 ‘각각 다른 실체가 함께한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린다. 이를 위해 선택된 독립 예술 공간들의 작품들이 대림미술관의 3개 층에 전시된다.

▶시청각(Audio Visual Pavilion) ▶합정지구(Hapjungjigu) ▶통의동 보안여관 (Boan1942), D/P, 오브(OF) ▶탈영역우정국(Post Territory Ujeongguk) ▶공간: 일리(Space Illi), 스페이스 원(Space One) ▶취미가(Tastehouse) ▶화이트노이즈(White Noise)는 각각 자신의 팀이 고안한 프로젝트를 큐레이터와 함께 선보인다. 여기에는 참가 공간이 대표하거나 지지하는 한 명 혹은 여러 아티스트들의 작품도 포함된다. 모든 프로젝트는 새로운 힘을 실어주는 내러티브를 확립하고, 다름을 이해하면서 소수자의 정체성과 퀴어문화를 탐색할 수 있는 유토피아적인 장소로서 대안 공간이라는 테마와 연결된다.

큐레이터는 이야기와 토론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국내외 아티스트들에게 가까운 미래 혹은 환상적인 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몰입형 설치 미술품의 형태로 작품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메리엠 베나니(MeriemBennani), 올리비아 에르랭어(Olivia Erlanger), 세실 B. 에반스(Cécile B. Evans), 이강승(KangSeung Lee), 마틴 심스(Martine Syms)는 구찌만의 절충적인 컨템퍼러리 비전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유머와 마술적 사실주의가 스민 풍부한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했다. 이를 통해 규범·지배적 담론의 협소한 시각에 재치 있는 의문을 던진다.

중앙일보디자인=김재학 기자 kim.jaiha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