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유전자로 유방암 치료

중앙일보

입력

자살유전자를 유방암 세포에 투입해 암세포가 자살하게 만드는 기술이 영국 연구팀에 의해 개발되었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14일 보도했다.

영국 왕립암연구재단(ICRF)의 니컬러스 레모인 박사는 자살유전자를 ´트로이 목마´속에 감추어 유방암 세포에 침입시켜 암세포만을 골라 자살하게 만드는 새로운 유방암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레모인 박사는 12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이미 예비임상실험을 실시해 이중 11명에게서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레모인 박사에 의하면 이 새로운 치료법은 자살유전자가 담긴 플라스미드를 유방암 조직에 투입하는 것이다. 자살유전자가 일단 암세포안으로 들어가면 전사(轉寫)라고 불리는 암세포 자체의 DNA통제 메커니즘에 의해 활동을 개시하게 된다.

자살유전자는 암세포에 들어있는 것과 같은 형태의 전사에만 반응하기 때문에 암세포만을 골라 죽이게 된다고 레모인 박사는 설명했다.

레모인 박사는 자살유전자를 복합적으로 투입하면 그 특성을 잃지않고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으며 이는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를 복합적으로 투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레모인 박사는 이 자살유전자 요법을 유방암 뿐 아니라 간암과 난소암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그러나 이 새로운 암치료법이 실용화되기까지는 몇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선의료단체 ´유방암 돌파´ 회장인 델리스 모건 박사는 이 방법을 임상에 실용화하기까지는 연구가 더 필요하겠지만 유전자요법를 응용한 매우 흥미로운 연구결과라고 논평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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