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황교안 끝났다…국민들이 대통령감으로 보지 않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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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생당 의원. 연합뉴스

박지원 민생당 의원. 연합뉴스

4·15총선에서 낙선한 박지원 민생당 의원이 20일 총선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본다. 그 리더십과 정책 때문에 졌는데 통합당에서 용납하겠느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처음부터 여기저기 지역구를 넘보지 않고 '나는 종로로 가겠다' 선언을 이낙연 당선인보다 먼저 했어야 약효가 있는 것"이라며 "우물쭈물하면 대통령감으로서 국민들이 보지 않는다. 저는 끝났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통합당의 참패 원인을 두고 '황교안 전 대표의 리더십 한계'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꾸 문재인 대통령 발목만 잡고, 뭐든지 극한투쟁, 장외투쟁을 해서 국민적 신뢰를 못 얻었다"며 "또 선거 때는 막말한 사람 공천 줬다, 빼았고 이렇게 헤매고 신뢰감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보다 자기 책임 하에 강하게 밀고 나갔으면 더 좋은 성적이 있었을 수도 있었다"며 "'나는 종로 낙선하면 당대표 물러가고 대통령 후보 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치고 국민들을 설득했어야 한다. 선거 책임은 김종인 위원장한테 밀어 넣고 자기는 종로에서 이겨보려고 뛰어다니는게 말이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한편 김종인 위원장이 통합당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아마 그렇게 갈 것이다. 물론 친박근혜 의원들이 반발을 하고 있지만 김종인 전 대표는 비대위원장 전문 직업 아니냐"고 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 뭐 금년 말까지 임기를 보장하라고 하는데 비대위원장의 임기가 어디 보장되는 거냐"며 "비대위원장은 문자그대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서 차기 지도부 전당대회를 해주는 거다. 그러려면 당대표 나와서 떳떳하게 하지, 비대위원장 임기를 금년 말까지 보장하라고 하는 것은 또 살다 보니까 참 재미있는 소리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원장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은 거다. 미래통합당이 또 이렇게 갈팡질팡하다가는 더 망한다"고 일갈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제21대 총선이 치러진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상황실을 떠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제21대 총선이 치러진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상황실을 떠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한편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각각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 등 비례정당을 통해 별도의 원내교섭단체를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공수처장(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문제로 또 이렇게 (의원을) 꿔주고 채워서 교섭단체를 만드는 것은 또한번의 꼼수"라며 "계속 꼼수 정치를 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더 큰 실망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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