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국민이 富國 만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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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부(富)를 증식시켰기 때문에 국가가 국민들을 보다 건강하게 만들 수 있었는가 아니면 국민의 건강이 증진됐기 때문에 국가가 부유하게 됐는가? 이것은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의 논란거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그 정답은 국제 개발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부유한 국가들이 건강한 국민들을 갖는 경향이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부가 증식되면 사람들은 보다 나은 음식과 의료시설과 같은 재화와 서비스에 많이 접근할 수 있어 건강이 향상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이것은 이론의 절반에 불과한 것이다.

보스턴 소재 하버드 공중위생대학 데이비드 블룸 연구원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퀸즈대학의 데이비드 캐닝 연구원은 과학 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서 ´우리는 이제 국민의 건강 증진이 국가의 경제발전을 자극한다고 믿을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이유와 강력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건강의 증진이 경제성장을 향상시키고 한편으로 경제성장이 더욱 나은 건강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두가지 견해는 양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과 캐닝 두 연구원은 건강증진이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4가지 방식을 설명했다. 첫째, 건강한 인구집단이 보다 정신.신체적으로 활기를 가진 생산적인 노동력을 많이 확보하며 이러한 노동력은 병으로 일을 못하는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둘째로, 한 국가의 건강도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는 기대수명(평균수명)이 긴 인구집단은 보수를 받을 기간이 길기 때문에 교육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보다 많은 교육은 더욱 높은 생산성과 높은 소득을 가져다 준다.

건강과 경세성장과 관련된 세번째 요인은 투자의 증가에 관한 것이다. 장수하는 사람들은 미래를 위해 돈을 저축해야 할 필요성을 더 많이 느낀다. 저축이 많을수록 투자할 수있는 자금이 많이 쌓이게되어 더욱 높은 경제성장을 초래한다.

블룸과 캐닝 두 연구원은 마지막으로, 건강한 국가들은 평균수명이 긴 반면 유아 사망률은 낮은 형의, 전반적으로 출산율이 낮은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인구집단에서 노동연령의 비율이 높은 편이며 이로인해 더 많은 노동자들이 높은 생산성을 발휘, 더 많은 돈을 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와같이 건강이 경제를 튼튼하게 만들고 가난을 경감시킨다´고 결론내리면서 건강의 증진은 인구집단의 다른 어떤 구성원 보다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이들 연구원은 1960년대 중반부터 1990년까지 동아시아의 경제성장을 예로들면서 이 기간에 새로운 의약과 공중보건의 개선으로 보건.후생에 중대한 변화가 있은후 지역 경제가 크게 발전했다고 말했다.

반면에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은 정반대의 경우로 이 지역은 막중한 질병의 부담으로 경제가 급속히 쇠퇴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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