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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협 잠정합의안 오늘 투표…한국GM은 '조마조마', 르노삼성은 '무난'

중앙일보

입력

한국GM 부평공장. 연합뉴스

한국GM 부평공장. 연합뉴스

한국GM과 르노삼성이 13~14일 2019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갖는 가운데,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가결되면 완성차 5사의 지난해 임금협상이 모두 마무리되지만, 부결될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노사 문제까지 더해져 불확실성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투표 결과는 14일 오후 발표된다.

한국GM은 13일 오후 7시 4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야간 조 출근자의 찬반투표를 마쳤다. 14일 오후에는 주간 조의 찬반투표가 이어진다. 노사에 따르면 가결 여부에 대한 현장의 분위기는 "반반"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노사는 지난달 25일 임금협상안에 잠정 합의했지만, 노조원 찬반투표는 세 차례나 연기됐다. 합의안 중 유일한 임금·복지 관련 성과에 해당하는 '신차 구매 시 최대 300만원 바우처 지급' 등에 대한 조합원의 불만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성갑 노조 위원장이 임협 안에 잠정 합의한 과정을 놓고도 "독단적"이라는 성토가 이어졌다.

잠정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한국GM의 행보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수출이 급감한 가운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신차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래버스 등에 힘입어 내수 판매가 반짝 상승세를 보이지만, 노사관계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8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는 점 등을 한국GM 노사는 잊지 말아야 한다"며 "임협 결렬 등 노사 문제가 지속하면 글로벌 GM 본사의 신차 배정 여부나 (한국GM의) 구조조정에 대한 명분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중앙포토

르노삼성 부산공장. 중앙포토

한편 상대적으로 르노삼성 현장은 잠정합의안에 대해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르노삼성 관계자는 "잠잠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애초 우선 조건으로 내건 '기본급 인상'에 이르진 못했지만, 그에 따른 보상으로 격려금 200만원을 비롯한 일시금 888만원 등을 얻어냈다. 또 매월 상여기초 5%를 지급하는 공헌수당도 잠정 합의안에 포함했다.

업계는 지난달 출시한 XM3의 판매 호조도 이번 찬반투표 등 노사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XM3는 지난 2월 사전계약에 들어간 이후 지금까지 약 2만여 대가 계약이 성사됐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XM3에 힘입어 노사 모두 '잘 해보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XM3는 지난 2월엔 5500여대, 지난달엔 6000여대가 팔렸다.

코로나 19 타격을 입은 독일 등 유럽과 미국의 완성차 업체도 유연한 임금협상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일(현지 시간) 독일 폴크스바겐그룹 노사는 오는 4월 말부터 연말까지 8개월 동안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대신 노사는 단체협약에 따른 임금 인상분을 유급휴가 6일로 대체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합의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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