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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있는 오빠 돌보다가'…아파트 화재로 숨진 50대 남매

중앙일보

입력

13일 오전 5시 40분쯤 인천시 남동구 도림동 한 19층짜리 아파트에서 불이 나 30여분 만에 꺼졌다. 사진 인천소방본부

13일 오전 5시 40분쯤 인천시 남동구 도림동 한 19층짜리 아파트에서 불이 나 30여분 만에 꺼졌다. 사진 인천소방본부

인천의 한 국민임대아파트에서 불이 나 장애인 오빠와 그를 돌보러 간 여동생이 함께 숨졌다.

13일 인천 논현경찰서와 공단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0분쯤 인천시 남동구 도림동 19층짜리 아파트 12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50대 남매가 숨졌다.

소방당국이 주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을 때 A씨(58·남)와 그의 동생 B씨(56·여)는 화상을 입고 심정지가 온 상태였다. 남매는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소방당국은 인력 79명과 펌프차 등 장비 23대를 투입해 30여분 만에 불을 껐다.

13일 오전 5시 40분쯤 인천시 남동구 도림동 한 19층짜리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 이 화재로 50대 남매가 숨졌다. 사진 인천소방본부

13일 오전 5시 40분쯤 인천시 남동구 도림동 한 19층짜리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 이 화재로 50대 남매가 숨졌다. 사진 인천소방본부

A씨는 국민임대주택인 이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다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혼자 지내왔다. B씨는 장애가 있는 오빠를 돌보러 이곳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A씨는 지적장애와 심혈관질환 등을 앓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장애가 있어 두 여동생이 자주 찾아가 돌봐왔다"며 "이날도 혼자 있던 오빠를 여동생이 돌보러 왔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 아파트 내 작은방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합동 감식 등을 통해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 남매의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확인하기로 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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