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이 잘못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를 차지하게 되면 나라 위해 법을 지키려 충성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자리가 위태로워진다. 이 사람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8일 시흥갑 함진규 후보 지원 유세에서 ‘윤석열 수호’를 강조했다. 최근 정부의 경제 실정과 함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비판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총선을 ‘조국 수호 대 윤석열 수호’ ‘조국 살리기 대 경제 살리기’로 보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선대위원장 동행 르포 #“법에 충성하는 윤석열 지켜내야” #경제 실정, 조국 비판에 화력 집중 #“경기 거지같다” 말한 상인도 만나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에서 경기도를 거쳐 충남까지 총 250㎞가량을 이동했다. 6개 지역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한 지역에 머무는 시간은 15~30분 정도였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유세 후 동네 골목이나 전통시장에서 유권자를 만났다. 함진규 후보 유세 차량에서는 “코로나 상황은 하나의 예고편에 불과하다. 경제 코로나가 불어닥치고 본영화가 상영되면 경제는 더 심각한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정부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정부의 경제 실정을 지적했다.
이날 첫 일정인 기자회견에서 “임명할 땐 윤석열 총장을 찬양하다가, 조국 사태를 거치자 윤석열 검찰 체제를 와해시켰다. 대통령의 리더십이 무너진 것”이라고 비판한 김 위원장은 지역 유세에서도 ‘조국 때리기’를 이어갔다. 경기도 안산에선 조 전 장관을 겨냥해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향유할 것은 모두 향유하고서는 본인 스스로 사회주의자라고 떳떳하게 얘기하는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을 살려내겠다는 걸 보면 정부도 사회주의국가로 변모시키려 하는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충남 지역으로 간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문 대통령에게 “(경기가) 거지 같다”고 말했던 아산시의 상인을 만났다.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얼마나 줄었나”라고 묻자, 옆에 있던 한 통합당 지지자가 “김 위원장한테는 ‘거지 같다’고 해도 된다”고 말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가게에서 두릅 2만원어치를 샀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공세 수위도 높였다. “그렇지 않아도 허수아비 같은 의원들인데 한술 더 떠 윗사람 얼굴만 쳐다보는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오면 어떻게 되겠나”라며 “조국 임명 과정에서 의원 누구 하나 용감하게 나서서 안 된다고 얘기한 사람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선거 결과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날도 기자회견 자리에서 “과거 선거를 돌이켜보면 대통령 임기 말에 실시된 총선에서 여당이 이긴 적이 없다. 지금은 과거 여당들이 선거를 치렀던 것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 통합당이 과반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윤정민·이병준 기자 yunj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