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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 유학생 확진자, 검사받고 이틀간 부산시내 돌아다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독일인 유학생인 부산 112번 확진자(25)가 입국 후 자발적으로 외출을 제한하는 ‘자율 격리’를 하지 않고 부산 시내 곳곳을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유럽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한 검역 절차가 강화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진단 검사를 받는 곳으로 이동하는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한 검역 절차가 강화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진단 검사를 받는 곳으로 이동하는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유럽 입국자는 3월 22일부터, 미국 입국자는 3월 27일부터 의무적으로 14일간 자가격리를 하고 있지만, 부산 112번 확진자는 지난 3월 13일 입국하면서 자가격리 대상자는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7일까지 자율격리를 하는 것이 맞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부산112번 독일 유학생 28일 코로나 확진 #지난 13일 입국 뒤 14일간 자율격리 안돼 #26일과 27일 보건소 검사 받고 돌아다녀

 29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112번 확진자는 지난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해외입국자는 무증상이어도 검사를 유도하고 있는데 부산112번 확진자는 26일 1차 검사에서 미결정 통보를 받아 27일 다시 검사한 결과 28일 확진자로 최종 분류됐다.

 문제는 부산112번 확진자는 지난 13일 입국해 27일까지 자율격리를 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날 부산시가 공개한 112번의 확진자 동선을 보면 25일 오전 10시쯤 자택에서 부산대학교로 이동했다. 이후 버스로 해운대 도시철도역 정류장에 내린 뒤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해운대 바닷가를 돌아다녔다. 오후 2시 41분부터 4시까지 버거 앤 파스타에 머문 뒤 지하철을 이용해 장전역을 거쳐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 오후 7시에서 8시30분까지 장전역 야외농구장에 다녀왔다.

 26일에는 오전 10시 45분쯤 걸어서 금정구 보건소에 다녀온 뒤 낮 12시 45분 금정구에 있는 쑥밀면집을 거쳐 오후 1시에서 50여분간 부산대몰(부산대3공학관)에 머물렀다. 이후 걸어서 집으로 갔다.

 27일 오전 2시에는 금정구에 있는 써스데이파티(금정구 부산대학로50번길 21)를 거쳐 오전 2시 2분부터 45분까지 비어마트에 머문 뒤 집으로 귀가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금정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다시 찾았고, 이후 오후 5시 10분 엥그리커피, 오후 5시 55분 경대컵밥에 들린 뒤 집으로 돌아왔다.

정부가 특별입국절차 대상국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한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파리발 여객기를 타고 도착한 승객들이 검역과 연락처 확인 등의 특별입국절차를 거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특별입국절차 대상국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한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파리발 여객기를 타고 도착한 승객들이 검역과 연락처 확인 등의 특별입국절차를 거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남성은 다음날인 28일 확진 판정을 받고 보건소 구급차로 부산의료원에 이송됐다. 부산112번 확진자는 무증상인 상태로 지난 26일과 27일 금정구보건소를 찾아 두 차례 검사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은 부산112번 확진자의 지난 13일 입구 후 24일까지 동선에 대해서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이 기간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고만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부산112번 확진자가 독일에서 감염된 뒤 한국에 입국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날 코로나19 관련 브리핑 후 기자들이 부산112번 확진자가 자율격리 기간에 돌아다닌 것이 행정 조치나 처벌 대상인지를 묻는 말에 “부산112번 확진자는 검사 후 보건소에서 자가격리를 간곡히 당부했지만, 자가격리가 되지 않아 유감이다”며 “하지만 유럽 입국자는 지난 22일부터 자가격리를 하게 되었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법적 조처를 하기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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