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연임…"라임 사태, 뼈를 깎는 자성 계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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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을 확정했다. 조 회장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한금융은 26일 정기 주주총외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연임안은 반대 토론 없이 박수로 가결됐다.

조 회장은 연임에는 2017년 취임 후 오렌지라이프 등 굵직한 인수·합병을 통해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한 성과가 배경이 됐다. 신한금융은 2019년 3조40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이같은 실적에도 조 회장의 연임은 순탄치는 않았다. 조 회장은 지난 1월 채용비리 혐의 관련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단일 주주로는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9.38%)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 등이 법률 리스크 등을 이유로 조 회장의 연임에 반대했다. 다만 신한금융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해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심을 거쳐 대법원의 판단까지 구하려면, 임기 3년을 채우는 데는 문제가 없다.

라임펀드사태도 부담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금융투자(3248억), 신한은행(2769억원) 등 총 6000억원이 넘는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했다. 지난 20일에는 신한금융투자 김병철 사장이 라임 사태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일도 벌어졌다. 조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소중한 자산을 맡겨주신 고객님들께 큰 실망을 안겨줬다”며 “고객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사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두 번째 임기 과제로 ‘일류신한(一流新韓)’와 ‘고객신뢰회복’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2020 스마트 프로젝트’ 달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조 회장은 “투자상품 사태를 뼈를 깎는 자성의 계기로 삼아 매사에 고객을 위한 건지 혹시 모를 고객 피해를 없을지 면밀히 따지고 고객 퍼스트에 따라 최상의 가치로 보답해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신한은행 본점 앞에서 금융정의연대와 라임펀드 피해자들이 피해액 배상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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