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버텨보자는 식 태도 버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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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최태원 SK 회장이 24일 화상으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SK]

최태원 SK 회장이 24일 화상으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S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재발 가능성이 큰 위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4일 화상회의로 열린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이렇게 평가했다고 SK그룹이 25일 밝혔다. 최 회장은 회의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SK가 짜놓은 안전망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잘 버텨보자’는 식의 태도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씨줄과 날줄로 안전망을 짜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수펙스협의회 화상회의에 참석 #“완전히 새로운 안전망 구축해야 #각사 생존역량 확보에도 최선을”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의 16개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하는 경영협의 기구다.

최 회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소외된 조직이나 개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이 더욱 단단하고 체계적인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모든 관계사가 기존 관행과 시스템 등을 원점에서 냉정하게 재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 회장이 언급한 ‘새로운 안전망’은 지난해부터 강조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연결된 것으로 읽힌다. SK그룹 관계자는 “경기도 소재 연수원과 인천 SK 무의연수원을 코로나19 임시 생활시설로 제공했다. 이같이 SK가 보유한 자원과 인프라 등을 고객·비즈니스 파트너는 물론 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 실행에 옮기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 달 넘게 재택근무 중인 최 회장은 직원의 근무여건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재택근무로 생활 패턴에 큰 변화가 생긴 ‘워킹맘(일하는 엄마)’을 예로 들었다. 최 회장은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데이터 축적 등을 통해 체계적인 ‘워크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각사가 일찍이 없었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생존 조건을 확보하는 데도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시장의 어려움이 가속하고 있다, 그런 만큼 각사는 스스로 생존을 위한 ‘R&C(자원과 역량)’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지속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얻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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