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코로나19 재발 가능성 큰 위기…새로운 안전망 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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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중앙포토

최태원 SK그룹 회장. 중앙포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는 재발 가능성이 큰 위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4일 화상 회의로 열린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해 코로나19 사태를 이렇게 평가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SK가 짜놓은 안전망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잘 버텨보자’는 식의 태도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씨줄과 날줄로 안전망을 짜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의 16개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하는 그룹 고유의 경영협의기구다. 최 회장은 참석 대상이 아니지만 이날 회의에는 후반부에 참여해 메시지를 전했다.

최 회장은 이어 “어려운 시기일수록 소외된 조직이나 개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이 더욱 단단하고 체계적인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모든 관계사가 기존 관행과 시스템 등을 원점에서 냉정하게 재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새로운 안전망은 최 회장이 지난해부터 강조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연결된 것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해 SK그룹 관계자는 “경기 지역 소재 연수원과 인천 SK 무의연수원을 코로나19 임시 생활시설로 제공한 것과 같이, 고객·비즈니스 파트너는 물론 사회와 함께 SK가 보유한 자원과 인프라 등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 이를 실행에 옮기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24일 화상으로 열린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SK

최태원 SK 회장이 24일 화상으로 열린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SK

한 달 넘게 재택근무를 이어오고 있는 최 회장은 직원의 근무여건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재택근무로 생활 패턴에 큰 변화가 생긴 워킹 맘을 예로 들며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데이터 축적 등을 통해 체계적인 워크 시스템(Work System)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전했다.

최 회장은 마지막으로 “우리에게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 온 DNA가 있는 만큼 희망과 패기를 갖고 맞선다면 오늘의 시련은 또 다른 성장과 성숙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각 사가 미증유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생존 조건을 확보하는 데도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시장의 어려움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각 사는 스스로 생존을 위한 R&C(Resource & Capability, 자원과 역량) 확보는 물론 투자자들에게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얻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최 회장은 23일 오후 화상을 통해 ‘경영현안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과 참석자들은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을 점검하고 업종별∙관계사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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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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