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영남대병원 검사 오류” 병원 측 “실험실 오염? 황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사망한 17세 청소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던 것과 관련해 보건당국은 “병원 검사의 오류”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검사를 실시했던 영남대병원 측은 “황당하다”고 반박했다.

17세 청소년 음성으로 최종 판정 #서울대병원·세브란스도 같은 결과 #질본 “양성나온 실험실 오염 의심” #병원 측 “내 검사는 맞나, 전화 빗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9일 오후 브리핑에서 “방대본 이외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진단검사를 시행한 결과 음성으로 최종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은 아니므로 부검은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확한) 사인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 소년은 13~18일 13차례에 걸쳐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사망 전날까지 받은 호흡기 검체 12건의 검사에서는 줄곧 음성이었지만 18일 이뤄진 13번째 검사에선 부분적 양성을 보였다.

관련기사

유천권 방대본 진단분석관리단장은 “호흡기 세척물, 혈청, 소변 등 잔여 검체를 인계받아 재분석했다”며 “모든 검체에서 코로나19가 검출되지 않아 코로나19 진단관리위원회 전원일치 의견으로 음성 판정을 했다”고 밝혔다.

앞서 양성 반응이 나온 것에 대해선 “영남대병원에서 실험실 오염이나 기술 오류 등이 의심된다”고 했다. 당국은 이에 따라 영남대병원 진단검사를 잠정 중단시키고 실험실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유 단장은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단을 파견해 실험실 관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도 “영남대병원의 다른 검사도 잘못이 발생했는지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영남대병원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병원 관계자는 “콜센터에 검사 비용을 청구하는(돌려달라는) 사람의 전화가 오면서 욕하고 난리가 났다. ‘내 검사 결과가 맞느냐’는 사람도 있어 콜센터가 울음바다”라고 했다. 그는 “검사 때마다 다른 검체를 썼고, 마지막에 음성과 양성의 경계선보다 약간 위에(양성 쪽에) 있었다”고 해명했다. “우리 병원에서는 검사를 8번 했고 질본에서는 검체 종류별로 계산해 13번 검사한 걸로 나온 것 같다”고도 했다.

보건당국의 ‘오류’ 지적 대해선 “차라리 검체가 오염됐다고 하면 이해하겠는데 실험실 전체가 오염됐다고 하는 건…”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오염됐으면 (여덟 번) 모두 양성이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질본이 그렇다는데 우리가 어쩌겠나. 지금까지 애쓴 의료진만 속 터질 뿐”이라고 했다.

황수연·정종훈 기자, 대구=백경서 기자 ppangsh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