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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네덜란드·프랑스서 귀국한 교환학생 잇달아 확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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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과 유럽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됨에 따라 해외 유입으로 인한 감염 우려가 커졌다. 특히 해외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온 한국인 학생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은 귀국 유학생에 대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질본 “신규환자 5%는 해외서 유입”

19일 서울 동작구에 따르면 스페인에 교환학생으로 갔다가 16일 입국한 20대 남성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18일에는 영등포구에서 네덜란드 대학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고 입국한 20대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17일에도 프랑스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대학생이 확진됐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해외유입 추정 사례. 그래픽=신재민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중 해외유입 추정 사례. 그래픽=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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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보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교환학생 등 학점교류 목적으로 해외 대학에 파견 간 국내 대학생은 연간 4만3000여 명 수준이다. 교환학생을 포함한 전체 한국인 유학생은 연간 약 21만3000명 규모다. 미국 등 북미 지역에 7만1108명, 유럽에 3만6539명이다.

정부는 해외 입국자의 감염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최근 발생한 신규 환자 중 해외 유입 환자가 5%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발생 초창기에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를 방문했다 감염된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해외 유입 환자 65명 중 32명이 유럽발 입국자로 나타나 유럽에서의 유입이 더 걱정되는 상황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유럽 등에서 입국하는 유학생들에게 14일 자가격리를 권고하고 자기진단앱을 깔게 하는 등 강력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체류 중인 유학생들의 불안도 점점 커진다.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조기 귀국을 고민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폴란드에 체류 중이라는 한 학생은 “사재기가 심해지고 인종 차별도 심해진다고 해서 걱정”이라며 “여기까지 왔는데 조심하며 버텨야할까 싶다가도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했다. 1월부터 벨기에에 머무르는 한 학생은 “정신적·금전적으로 많은 소모가 있었는데 두달도 되지 않아 돌아가려니 착잡하다”며 “어떤 친구는 돌아간다고 하고, 다른 친구는 남기로 했는데 고민이다”고 말했다.

국내 대학들은 파견 간 학생은 현지 상황에 따라 귀국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현재 700여 명이 교환학생 등의 프로그램으로 나가있는데, 이 중 250여 명은 돌아왔거나 돌아오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귀국 학생들은 학내 조직을 활용해서 수시로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자율 격리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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