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코로나는 파스타 같아” 中 반체제 예술가 SNS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 설치미술가 아이웨이웨이. 중앙포토

중국 설치미술가 아이웨이웨이. 중앙포토

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미술 작가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탈리아 전통 음식 파스타에 빗댄 농담을 SNS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이 시작하고 이탈리아가 퍼뜨려”

아이웨이웨이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코로나바이러스는 파스타와 같다. 중국인이 발명해서 이탈리아인들이 세계로 퍼뜨렸다”는 글이 적힌 사진을 올렸다.

아이웨이웨이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인 냐오차오(鳥巢·새 둥지)의 설계에 참여해 일반에게도 널리 이름을 알린 인물로 중국의 인권문제, 사회·문화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해 왔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57만 명이다.

그러나 그가 올린 사진을 접한 이들은 대부분 “재미없다”, “적절하지 않다.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세계에서 두 번째로 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가 많은 이탈리아인들은 아이웨이웨이의 글에 욕설이 담긴 댓글을 달며 분노를 드러냈다. 한 이탈리아인은 댓글로 “유럽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이탈리아인이 아니라 중국인이었다”며 사실관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아이웨이웨이 SNS 캡처

아이웨이웨이 SNS 캡처

최근 이탈리아인들은 코로나19가 자국 때문에 세계에 퍼졌다는 식의 풍자에 예민한 상태다. 프랑스의 한 방송사는 이탈리아 국기를 연상시키는 ‘코로나 피자’ 패러디 광고를 내보냈다가 논란이 일자 결국 사과했다.

요리사의 기침과 함께 입에서 튀어나온 녹색 가래가 피자 위에 떨어지고, “이것이 전 세계에 퍼질 새로운 이탈리아 피자”라는 내레이션을 내보낸 것이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 같은 영상이 방송되자 즉각 “이탈리아가 코로나바이러스 긴급사태에 직면한 시기에 이런 식으로 이탈리아인을 조롱하는 건 매우 무례한 행동”이라며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논란이 이어지자 해당 방송사는 프랑스 주재 이탈리아 대사에게 사과 편지를 보냈다.

8일 오후 6시(현지시간) 현재 이탈리아 보건당국이 집계한 코로나19 확진자는 7375명, 사망자는 366명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