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하야' 전단 뿌린女 바닥에 꿇린 뒤 체포···잠실역서 무슨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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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오후 8시 서울 잠실역에서 한 50대 여성 김모(58)씨가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김씨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장바구니와 카드 한장을 들고 마트에 장을 보러 가는 중이었다. 이때 잠실역에는 문재인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비판하는 시위대 4인이 마이크를 들고 정부를 비판하고 있었다. 이들을 본 김씨는 장바구니에서 '문재인 하야' 전단을 꺼내 들고 "문재인 빨갱이" 라고 외쳤다.

경찰차 [연합뉴스]

경찰차 [연합뉴스]

'시위대가 너무 시끄럽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4명은 김씨에게 신분증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씨는 "장을 보러 나와 신분증이 없다"고 답했다. 김씨가 신분 검사에 협조하지 않자 경찰관들은 "(신분 검사를) 3회 요구했습니다"고 말한 뒤 김씨의 양팔을 잡았다. 경찰관들은 저항하는 김씨를 강제로 바닥에 무릎을 꿇게 한 뒤 양팔을 뒤로 꺾어 수갑을 채웠다. 시위대와 일부 시민들은 "경찰이 미쳤다" "성폭행이다"고 소리쳤다.

경찰은 김씨를 잠실역 밖으로 끌고 가 경찰차에 태운 뒤 경찰서로 데려갔다. 김씨는 다음날 낮 12시30분까지 유치장에 있다 풀려났다.

반정부성향 유튜버인 김씨는 25일 풀려난 직후 자신이 체포되는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또한 29일에는 직접 영상에 출연해 영상에 "장을 보러 가던 중 시위대와 경찰 간 소란이 있었다"며 "광화문 광장에서 쓰던 전단지를 꺼내 들고 '문재인 빨갱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위압감 느꼈다"는 김씨는 "경찰이 내 왼팔을 낚아챌 때 성폭행당하는 느낌 들었다"며 "이들은 막무가내로 내 어깨를 누르고 밟고 머리를 밀면서 나를 제압했다"고 말했다.

한편 송파경찰서는 "지하철역에서 떠드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6차례 들어왔었다"며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은 허가된 집회장소가 아니다"고 했다. 또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올린 유튜브 영상에 편집된 장면이 있다"며 "영상에는 김씨가 전단지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핸드폰으로 경찰의 머리를 때리는 장면이 포함됐다"고 했다. 경찰은 이 영상을 토대로 김씨를 경범죄처벌법 위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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