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유럽 최초 디지털화폐(CBDC) 테스트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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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셔터스톡]

스웨덴 중앙은행(릭스뱅크)이 유럽 최초로 디지털화폐(CBDC) 테스트에 본격 돌입했다. 이용자가 모바일 앱 같은 디지털 지갑을 통해 예금ㆍ인출ㆍ결제 등 일상적인 은행 업무를 디지털화폐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릭스뱅크에 따르면 아직은 테스트 단계일 뿐, CBDC를 정식으로 도입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올해 세계 중앙은행의 관심사 중 하나가 CBDC 발행인 만큼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웨덴 중앙은행, 이크로나 테스트

2월 20일(현지시간) 암호화폐 미디어 비트코이니스트에 따르면 스웨덴 중앙은행(Riksbankㆍ릭스뱅크)은 디지털화폐 이크로나(e-krona)가 시범 발행에 착수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발표는 지난 1월 릭스뱅크가 세계경제포럼(WEFㆍ다보스포럼)의 블록체인 싱크탱크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나온 것으로, 스웨덴 정부가 올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무현금 사회’ 선두에 선 스웨덴

스웨덴은 무현금 사회를 구축하는 데 앞장선 국가로 꼽힌다. 스웨덴의 현금 의존도는 2018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1%에 불과하다. 유로존(11%)ㆍ미국(8%)ㆍ영국(4%)과 비교해보면 현저히 낮다. 스웨덴 사람들은 신용카드나 직불카드, 모바일결제를 주로 사용하며, 현금 결제 비중은 20%에 그친다. 절반 이상의 은행들은 현금을 보관하고 있지 않다. 비트코이니스트는 “세계에서 현금 의존도가 가장 낮은 스웨덴이 디지털화폐를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 분석하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사용하기 쉽도록 만드는 것이다. 릭스뱅크는 “이크로나로 결제하는 건 문자를 주고받는 것만큼 쉬울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아직은 테스트일 뿐 이크로나를 정식으로 발행하겠다는 결정은 유보한 상태다. 릭스뱅크는 “이크로나 발행 여부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Accenture)가 개발한 폐쇄된 테스트 환경에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험대 오른 이크로나

스웨덴이 유럽 최초로 시험대에 오른 만큼 세계 각국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결과에 따라 국가들이 디지털화폐 발행을 서두를 수도, 늦추거나 계획을 아예 중단할 수도 있는 최초의 참고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서 중국이 오랜 기간 디지털화폐를 연구해왔고 현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기는 하나, 중국 당국이 진행 과정을 철저히 감추고 있는 데다 사회주의 국가 체제 상 미국ㆍ유럽 등에 도입하기엔 적절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올해 세계 곳곳에서 디지털화폐 나온다

릭스뱅크가 이크로나를 정식 도입할지 아직은 알 수 없으나 올해 세계 여러 국가들이 디지털화폐를 하나 둘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디지털화폐에 관한 전반적 테스트를 이미 끝낸 상태로 연내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브라질 중앙은행도 최근 픽스(PIX)라는 전자화폐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픽스는 인터넷ㆍ모바일 거래를 지원하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입ㆍ출금, 송금이 가능하다. 

일본도 유력한 후보다. 일본의 경우 중국의 디지털위안에 대한 우려가 커 이에 대항할 디지털옌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에서도 달러 패권을 뺏기지 않으려면 디지털달러를 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Christopher Giancarlo) 전(前)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은 “미국 통화의 다음 혁신은 디지털달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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