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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삼성, 퀄컴에 S20칩 내주고 '차세대 5G칩' 수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뉴스1]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뉴스1]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수주한 퀄컴 ‘스냅드래곤 X60’은 퀄컴의 3세대 모뎀칩이다. 삼성전자는 퀄컴의 X60을 5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한다. 퀄컴은 18일(현지시간) "X60 5G 모뎀-RF(무선주파수) 시스템'은 기존 제품(1세대 X50, 2세대 X55)보다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현재 공정(7㎚) 대비 더 작은 미세공정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칩 크기가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이 맡을 퀄컴 5G칩, 애플 아이폰 탑재 확실시  

스냅드래곤 X60은 애플의 2021년 아이폰에 들어가는 게 확실시되는 5G 모뎀칩이다. 지난해 4월 퀄컴과 애플이 맺은 6년 약정의 특허 공유(크로스 라이선스) 계약 가운데 아이폰용 5G 모뎀을 퀄컴이 공급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X60의 앞 세대 격인 X55가 갤럭시S20에 탑재됐다.

퀄컴 스냅드래곤 X60. [자료 퀄컴 홈페이지]

퀄컴 스냅드래곤 X60. [자료 퀄컴 홈페이지]

퀄컴은 스냅드래곤 X60을 '5G 모뎀 및 RF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1·2세대 5G 칩과 차별화하기 위해 처음부터 모뎀칩에 RF 칩을 패키징하는 방식으로 영업하겠다는 전략이다.(위 그림 참조) 5㎚ 미세공정 덕분에 X60의 부피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경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선 스마트폰 내 연산 능력을 도맡는 애플리케이션(AP)과 합쳐져 이른바 ‘원 칩’으로도 사용할 전망이다.

삼성의 비메모리 개발 담당부서인 시스템LSI 사업부의 최신 5G 모뎀 '엑시노스 5123'만 하더라도 무선송수신(RF) 칩이 모뎀에 내장돼 있지 않다. 퀄컴은 RF칩 개발 능력에서 삼성 엑시노스, 하이실리콘(화웨이 자회사)의 '기린' 대비 월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도 스냅드래곤의 성능을 인정하고, 파운드리 사업부문의 실리를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파운드리사업부와 시스템LSI 사업부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 있는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이번 결정은 상대적으로 파운드리 사업부를 밀어준 셈이 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크게 부품, 모바일(IM), 가전(CE) 등 3개 부문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데, IM부문 내 무선사업부 역시 올해 갤럭시S 20에 들어가는 AP와 5G 칩을 퀄컴 스냅드래곤으로 단일화했다.

5G 반도체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희 기자 02@joongang.co.kr

5G 반도체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희 기자 02@joongang.co.kr

IT업계 일각에선 퀄컴이 스냅드래곤 X60을 삼성에 맡긴 데에는 대만 TSMC를 견제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본다. 칩 설계만 하는 퀄컴 입장에선 최근 파운드리에서 과반 점유율을 기록한 TSMC의 시장 지배력을 제어하기 위해 극자외선(EUV) 공정을 앞세운 삼성에 물량을 줬다는 해석이다. 이번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로이터 역시 "TSMC도 퀄컴의 일정 물량을 생산한다"고 보도했다. IT전문 매체 샘모바일은 "삼성 비메모리 사업 부문의 큰 승리"라고 평했다.

퀄컴, 삼성과 TSMC 경쟁시키려는 목적 

결국 2021년 퀄컴의 AP '스냅드래곤 875' 파운드리를 놓고 퀄컴이 TSMC와 삼성을 서로 경쟁시키는 양상이다. 퀄컴은 통상적으로 AP와 파트너 격인 모뎀칩을 같은 회사의 동일 공정에서 생산하도록 한다. S20에 탑재된 최신 AP 스냅드래곤 865와 5G 모뎀칩 스냅드래곤 X55는 TSMC의 7나노 공정에서 양산됐다. 삼성은 그 아래 제품인 스냅드래곤 765를 위탁 생산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고객사 수주와 관련해선 따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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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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