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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경로 논란에…中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소문 강력부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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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사진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최초 감염 경로를 놓고 온갖 추측과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최근 중국 온라인에서는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근무하던 황옌링이 신종코로나에 감염돼 사망한 ‘0번 환자’이며 그를 화장하던 장례업체 직원이 신종코로나에 감염돼 이후 확산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산하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는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황옌링이 신종코로나 ‘0번 환자’라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황옌링은 2015년 연구소에서 졸업해 석사학위를 받은 뒤 계속 다른 성에 있었으며 우한에 돌아온 적이 없다”며 “황옌링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으며 현재 건강하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소 측은 “코로나19와 싸우는 결정적인 시기에 유언비어가 우리의 과학연구 작업에 큰 방해가 된다”며 법적 대응 가능성도 시사했다.

중국 보건 당국은 신종코로나 발원지가 우한의 화난 수산시장이며 박쥐 등에서 발원한 바이러스가 수산시장에서 팔린 야생동물을 매개로 사람에게 전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론을 내놓았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최초 감염자와 전염 경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내놓지 않으면서 신종코로나의 최초 감염자에 대한 온갖 추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 병원에서 지난 13일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진료기록을 학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 병원에서 지난 13일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진료기록을 학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영국 의학 전문지 랜싯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우한진인탄 병원에 입원한 신종코로나 확진 환자 41명을 연구한 결과 첫 번째 환자가 시장을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첫 번째 감염자와 이후 환자들 간의 역학적 연관성도 없었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의 대니엘 루시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화난수산시장에서 유출되기 전에 다른 곳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중국 내에서 유일한 생물안전 4급 실험실을 갖춘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소문이 퍼졌다. 생물안전 4급 실험실은 에볼라 바이러스 등 가장 치명적인 병균을 연구할 수 있는 곳이다.

이에 스정리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은 “내 목숨을 걸고 실험실과 무관하다”며 결백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화난이공대 소속 샤오보타오 교수 등은 최근 글로벌 학술사이트 ‘리서치게이트’에 올린 보고서에서 신종코로나가 우한시 질병통제센터(WHCDC)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화난수산시장에서 약 280m 떨어져 있는 질병통제센터에서 연구를 위해 박쥐 605마리를 포함해 여러 동물을 데려와 실험실에 보관했는데,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돼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중국 과학기술부가 지난 15일 “실험실, 특히 바이러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생물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러한 의혹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신종코로나를 둘러싼 온갖 소문이 이처럼 확산하자 환구시보 총편집인인 후시진은 16일 “권위 있는 기구가 대중에게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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