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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김성태 “총선 지면 문재인 독재로 가…조원진ㆍ김문수 다 뭉쳐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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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체제 전쟁 중으로 총선에서 지면 ‘문재인 파시즘 독재’로 간다. 이를 막기 위해선 보수가 처절한 자기 희생으로 국민 마음을 돌리는 게 급선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16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총선 불출마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전날 “우파 분열의 원죄를 떠안겠다”며 4ㆍ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 출신으로 18대 국회에 처음 입성한 김 의원은 한국당에서 험지로 통하는 서울 강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냈다. 지난해 딸의 KT 정규직 부정 채용 의혹과 관련한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다가 지난달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불출마 선언이 갑작스럽다.
“고민이 많았다. 딸 채용 건으로 딸이 집 밖으로 못 나간다. 와이프도 원형 탈모가 생길 정도로 시달렸다. 피폐해진 가정의 가족들을 다시 또 내 정치적 영예와 영광을 위해 길거리로 내보낼 수는 없었다.”
무죄를 받지 않았나.
“비록 무죄를 받았지만, 보수진영이 정의와 공정, 도덕성에서 문재인 정권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내가 장애물로 남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불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우파 분열의 원죄라는 게 뭔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때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한 것, 대선 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옹립하려고 했던 것 등이다.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문재인 파시즘 독재 정권을 불러들이는 데 기여했다. 그때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렇게 됐다.”
박 전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한 것도 후회하나.
“후회의 문제가 아니다. 책임의 문제다.”
 KT로부터 '딸 부정채용' 형태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지난 달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에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해 있다. [연합뉴스]

KT로부터 '딸 부정채용' 형태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지난 달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에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해 있다. [연합뉴스]

보수가 다시 통합하는 국면인데.
“그걸로는 부족하다. 유승민(새로운보수당)에 조원진(우리공화당), 김문수(자유통일당)까지 다 뭉쳐야 한다. 각자 정치적 셈법으로 고민할 시간이 없다. 모두 내려놓고 통 큰 화해로 진정한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이겨도 대강 이기면 안 되기에 대동단결이 절실하다.”
총선에서 한국당이 진다면.
“어제 지역구 주변 미용실, 식당, 시장을 갔더니 사람이 없더라. 나라 경제가 말이 아니다. 이번에 한국당이 지면 나라가 어떻게 될지 아찔하다.”
총선 승리의 선결 과제는.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의 개혁 공천으로 이기는 공천에 모든 것을 협조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을 비운다?
“문재인 정권을 불러들이는 데 책임져야 할 분들이 자꾸 피해 가려고 하면 안 된다. 자기 한 명 4년 더 영예 누리겠다고 대의를 저버리는 누를 범해서는 안 된다. 공천관리위가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공천을 할 수 있게 자기 희생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앞으로 역할은
“자유 우파의 승리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어떤 것이든 다 할 것이다.”

한국당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당에서 가라고 하면 가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이 2019년 9월1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해임을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이 2019년 9월1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해임을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같은 당 박인숙 의원(서울 송파갑)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국당의 전통적 우세 지역인 ‘강남 3구’의 현역 의원 가운데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박 의원이 처음이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낸시 펠로시, 버니 샌더스, 마이클 블룸버그처럼 나이 8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열정적인 여성 정치인이 되고자 혼신을 다해 의정활동을 했다”며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에서는 이런 것이 매우 어렵다고 판단됐고, 따라서 저는 이번 총선에 불출마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1948년생으로 올해 72세이다. 의사 출신으로 서울 송파갑에서 2012년 19대 총선 때 당선된 이후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8년 전 갑자기 정치권으로 들어온 후 송파갑 지역 주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의정활동을 해왔고, 이제는 물러날 때라고 판단됐다”며 “내일 출범하는 미래통합당의 성공을 위해 그래서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야 하는, 너무나도 중요한 이번 총선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한국당으로의 이적 가능성에 대해선 “그렇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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