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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28번 환자 퇴원 눈앞, 7명 퇴원자 평균 15일만에 완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완치돼 퇴원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13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13일 오전 9시 기준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는 28명을 유지하고 있다. 이틀째 신규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완치자는 이날까지 모두 7명(1·2·3·4·8·11·17번)이다. 확진자 4명에 1명꼴이다. 남성이 5명, 여성이 2명이다. 연령대로 보면 20~30대가 3명, 50~60대가 4명이다.

28명 확진자 중 25% 7명 퇴원..17번 환자 최단기간 완치 #“항체 생겨도 바이러스 변이 일어나면 재감염 가능성도”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격리음압병동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환자의 시료를 다루고 있다. 공성룡 기자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격리음압병동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환자의 시료를 다루고 있다. 공성룡 기자

신종 코로나 완치자들은 확진 판정을 받은 날부터 평균 13일가량 입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증상이 나타나 확진 판정까지 2~3일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상 시작부터 완치까지 15일가량 걸렸다고 볼 수 있다. 완치자들 가운데 가장 빨리 퇴원한 사람은 확진 뒤 7일 만에, 가장 오래 걸린 사람은 17일 만에 퇴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 젊은 확진자 퇴원 속도 빨라

17번째 환자(38)는 입원(이달 5일) 후 8일째인 13일에 완치 퇴원했다. 퇴원 환자 7명 가운데 최단기간이다. 의료진에 따르면 젊고 건강하다면 특별한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지 않고도 저절로 낫는다고 한다.

지난 12일 퇴원 소감을 밝히는 17번 환자. [사진 명지병원]

지난 12일 퇴원 소감을 밝히는 17번 환자. [사진 명지병원]

17번 환자는 항바이러스제를 쓰지 않고 치료됐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을 가라앉히는 대증요법 정도를 했을 뿐이다. 두통이 있다면 두통약을, 기침한다면 진해거담제 등을 주는 식으로다.

주치의 강유민 명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저질환이 없고 워낙 건강했다. 입원 전 발열, 근육통, 인후통, 마른기침 등의 증상이 있었고 서서히 증상이 호전돼 내원 당시에는 마른기침과 근육통 정도만 약간 남아있던 상태였다. 아픈 것을 혼자 다 겪고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확진돼 입원한 것”이라며 “첫날에만 수액을 연결했고 이후 폐렴을 대비해 항생제를 투여했지만, 흉부 X 선상 변화가 없어 중단했다”고 말했다.

17번 환자는 신종 코로나를 “독한 독감의 느낌”이라며 “막상 겪어보니 심각한 질병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1번 환자가 입원했던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 음압 치료 병상 출입구가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1번 환자가 입원했던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 음압 치료 병상 출입구가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다음으로 빠르게 완치된 환자는 11번 환자(25)다. 입원 10일 만인 지난 10일 병원 문을 나섰다. 이 환자는 국내 첫 3차 감염자다. 3번 환자(54)와 식사를 하다 노출된 6번 환자(56)의 아들이다. 어머니(10번)와 아버지보다 먼저 완쾌된 것이다. 나이가 젊고 확진 이전 건강상태가 양호했기 때문에 치료 경과가 좋았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본다. 초기에 치료를 받은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6번 환자가 확진을 받은 다음날(1월 31일) 검사해 양성으로 확인됐고 즉각 격리돼 치료받았다.

중앙임상태스크포스(TF)는 앞서 이 환자가 퇴원하기 일주일 전부터 호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1일 방지환 중앙임상TF 팀장은 “3일께부터 임상 증상이 좋아졌고 5일, 7일 각각 시행한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격리해제 기준에 합당했다”고 말했다.

1번 환자는 17일간, 증세도 ‘중증’

국내 1호 환자였던 중국인 35세 여성은 퇴원하기까지 17일(1월 20일 확진, 2월 6일 퇴원) 걸렸다. 증세도 상대적으로 심했다. 발열이 입원 9일째까지 계속됐고 폐렴 소견이 심해 항바이러스제인 칼레트라를 투여했다.

강유민 교수는 “질병 경과는 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젊은 사람이라고 해서 다 경증환자만 있는 것은 아니고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나면 위중한 것처럼 보이는 경과를 겪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나머지 50~60대는 퇴원하기까지 일주일 넘게 걸렸다. 2번·8번이 입원 12일 만에, 4번이 13일 만에, 3번이 17일 만에 각각 완치됐다. 모두 폐렴 증상이 있어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았다.

남은 21명 확진자의 상태는 안정적이다. 13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브리핑에서 “한 분 정도가 산소치료를 요하는 폐렴치료를 진행 중이고 나머지 환자분들은 상태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퇴원을 고려하고 있는 분들은 계속 한두 분씩 있다”고 말했다.

28번 중국인 환자(31·여)도 퇴원이 멀지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환자를 치료하는 명지병원의 이왕준 이사장은 13일 “내일이나 모레면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치의 강유민 교수도 “치료제 전혀 쓰지 않고 경과를 관찰하고 있다. 입원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호소하는 증상이 없다. 원내 (PCR) 검사에서 이미 2번 음성이 나왔다”고 말했다.

퇴원하려면 먼저 증상이 없어져야 한다. 이후 48시간 뒤에 바이러스 검사를 24시간 간격으로 2번 받는다. 모두 음성이 나와야 바이러스 전파위험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격리 해제될 수 있다. 의료진이 기저질환이나 후유증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 퇴원일을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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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치자, 재감염 우려 없나 

퇴원자들은 이후 항체가 생성되면 재감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그러나 100% 안심할 순 없다. 강유민 교수는 “보통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된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변이를 많이 한다. 다른 변이된 바이러스에 새롭게 노출되는 경우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A 바이러스 항체를 가져도 A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A' 바이러스로 변하면 항체가 소용없어진다는 얘기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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