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멈추게한 中부품공장 11일 재가동···"직원 출근이 관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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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 공급이 중단되며 생산 라인이 순차적 휴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 부두의 모습. 일부 업체는 11일 중국 공장을 재가동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 공급이 중단되며 생산 라인이 순차적 휴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 부두의 모습. 일부 업체는 11일 중국 공장을 재가동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유라코퍼레이션·경신 등 현대·기아차에 와이어링 하니스(차량 배선 뭉치)를 납품하는 중국 산둥성 생산 공장이 오는 11일부터 재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예정대로 공장이 가동되면 이번 주 중 국내로 부품이 들어와 현대·기아차 생산 라인도 다시 가동된다.

앞서 현대·기아차 전 공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후폭풍으로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가 바닥나며 오는 10일 휴업을 예고했다. 노사 합의로 11일에 현대차 울산 2공장과 기아차 화성공장 가동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부품 수급이 되지 않으면 생산은 쉽지 않다.

유라코퍼레이션 관계자는 9일 "지난주 중국 산둥성 정부와 시 당국이 11일부터 공장 재가동을 승인해 (공장 재가동을 위한 절차를) 준비 중"이라며 "근로자 대상 발열 감지기 설치를 비롯해 방역 작업 등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근로자가 어느 정도 출근할지는 공장 문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며 "아직 산둥성 도시의 대중교통은 정상적으로 운행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신 관계자도 "11일 재가동을 앞두고 시 정부 허가를 받아 시범생산을 하는 중이며, 직원들에게 연락해 조업 재개 이후 정상가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9일 "협력사의 중국 와이어링 하니스 제조업체 20여 곳이 지난주 말부터 시범운영 수준으로 운영 중"이라며 "가동률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현대·기아차) 중국 공장은 이번 주 중 방역과 라인 점검 등을 마치고 17일부터 가동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차량의 '신경망' 역할을 하는 와이어링 하니스. [유라코퍼레이션 홈페이지 캡처]

차량의 '신경망' 역할을 하는 와이어링 하니스. [유라코퍼레이션 홈페이지 캡처]

유라코퍼레이션은 산둥성 웨이하이(威海)·룽청(榮成)·허쩌(荷澤)시에 와이어링 하니스 공장을 운영 중이며, 경신은 칭다오(靑島)시 등에 생산 시설을 두고 있다. 두 업체가 현대·기아차 국내 공장에 공급하는 와이어링 하니스 물량 비중은 80% 이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앞서 6~7일 정부와 완성차업체·부품업체 등은 중국 당국에 와이어링 하니스를 포함한 자동차 부품 공장 가동 재개를 요청했으며, 산둥성 정부는 하루 2회 공장 방역 등을 전제로 각 공장의 가동 재개 여부를 결정했다. 산둥성에 있는 국내 자동차 부품 회사는 30여 곳이다.

일단 숨통은 트였지만, 중국 공장의 정상 가동 여부는 불확실한 셈이다. 폭스바겐 톈진공장 등이 휴업 기간을 17일까지로 연장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는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공장을 둔 한 자동차 부품사 관계자는 "출근은 했는데, 감염자가 발견되면 더 큰 일이라 적극적으로 출근을 독려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공장이 가동된다 하더라도 물류·통관을 거쳐 국내로 들여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둥성을 비롯해 중국의 주요 도로·항만 등에 일시적으로 수출 물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부에서 최대한 빨리 통관되도록 외교 채널을 가동한다고 하지만, 빨라도 수일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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