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최근 중국에선 부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마스크를 자랑하는 현상이 나와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다.
11개 마스크 놓고 있다가 빈축 산 중국 남성 #조용히 마스크 기부한 훈훈한 사례와 대조 #일부러 마스크 안 끼는 '노(NO) 마스크 정치'도
부를 과시하는(炫富) 수단으로 '마스크 플렉스(Flex)'까지 등장한 셈이다. 플렉스는 원래 힙합에서 '자신의 성공이나 부(富)를 뽐내거나 과시한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한 남성은 차 안에서 여러 개의 마스크를 펼쳐 놓고 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최근 남방도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둥관에서 포착된 이 남성은 차 안에 열 개 이상의 마스크를 펼쳐 놓고 있다가 빈축을 샀다.
중국 현지 언론은 "마스크는 한 번에 하나만 사용하면 충분하다"면서 여러 개의 마스크를 펴놓고 있던 이 남성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중국 인터넷상에는 "외삼촌이 정부 인사인데 외삼촌이 일하는 이 곳에서 가져온 마스크다"면서 자랑하는 내용의 메신저 캡처가 돌았다. '양만만'이라는 이름의 이 중국 네티즌은 마스크 사진을 올리면서 "누가 나랑 친구 할래?"라고 자랑했다.
시나닷컴 대만판은 "이 네티즌은 마스크를 자랑하고 싶어 사실을 날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외삼촌이 정부 인사라는 이야기는 본인이 자랑하고 싶어 지어낸 이야기라는 것이다. 단지 마스크를 자랑하려다가 일이 커지자 이 글은 삭제됐다. 그러나 이미 인터넷상의 여론은 들끓은 지 오래였다. 이 네티즌은 행정처분을 받음과 동시에 벌금 500위안을 냈다고 시나닷컴은 덧붙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마스크를 익명으로 기부해 감동을 주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달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중국 안후이(安徽)성 류안(六安)시 샤오산(小華山) 파출소에는 작은 상자 10개를 든 청년이 나타났다. 이 청년은 상자 10개를 파출소 접수창구 선반에 올려놓은 뒤 "고생 많습니다"라고 말하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10개의 상자 안에는 각각 50장씩 총 500장의 마스크가 들어있었다.
일부 국가 지도자는 '노 마스크' 정치를 선보이며 중국에 눈도장을 찍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다. 그는 지난달 방송 연설에서 신종 코로나에 과도하게 공포를 느끼지 말라며 마스크를 쓴 취재진이나 공무원들을 내쫓겠다고 위협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연설에서 “우리 국민이 직면한 진짜 질병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부정확한 정보로 인한 공포”라고 말했다. 친중파를 자처하고 있는 그는 지난 5일에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으로 날아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면담하기도 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