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아이오와 중간 개표···부티지지 1위 이변, 바이든 4위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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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두 번째 민주당 경선이 열리는 뉴햄프셔주 햄튼에서 피터 부티지지 후보가 4일 유세하고 있다. 전날 실시한 아이오와 코커스 62% 중간개표 결과 부티지지는 26.9%의 대의원을 확보해 25.1%를 확보한 2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제치고 1위에 오르는 이변을 보였다.[A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 코커스 중간 개표 결과에서 38세 신인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 사우스밴드 시장이 대의원 확보 수에서 1위를 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일반 투표에선 26.3%로 25.1%의 부티지지를 앞섰으나 부티지지가 더 많은 농촌 카운티에서 이겨 전당대회 대의원을 더 확보한 셈이다. 전국 여론조사 선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일반 투표 13.2%, 대의원 수 15.6%로 4위로 주저 앉았다.

샌더스 일반 득표선 1위, 바이든 워런 다음 추락, #깅그리치 "바이든 초반 선두 탈락" 예언 현실로 #디모인 등 도시 샌더스, 과반 카운티 부티제지 #"개표 혼란 빛 바래, 11일 뉴햄프셔 경선 중요" #민주 "집계 앱 코딩 에러 확인, 결과 기록지로 집게"

아이오와 민주당은 4일 오후 4시(현지시간)에야 전날 선거구별 결과 집계 오류로 발생한 개표 지연 사태로 20시간 늦게 전체 62%의 개표 결과를 공개했다.
부티제지는 주 대의원 41명이 걸린 이번 아이오와 코커스 26.9%의 대의원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샌더스 25.1% 2위,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18.3% 3위, 바이든 15.6% 4위, 5위는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12.6% 순이었다.

최종 결과도 같은 비율이라면 부티제지 11명, 샌더스 10.3명, 워런 7.5명, 바이든 6.4명, 클로버샤 5.2명, 앤드류 양 후보가 0.5명의 아이오와 대의원을 확보하게 된다. 부티지지 후보가 전날 밤 결과 발표 연기 사태에도 "자체 파악한 결과 우리가 이겼다"고 유일하게 승리를 선언한 게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민주당은 앞으로 50개주 경선을 통해 인구비례로 할당된 3979명 대의원 중 과반수인 1990명을 확보한 후보가 7월 밀워키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된다. 아이오와는 대의원 수가 41명, 전체 1% 밖에 되지 않지만 첫 경선으로 앞으로 대선구도를 파악할 수 있는 풍향계로 주목받아 왔다.

민주당이 3일 실시한 아이오와 코커스 62% 개표 결과 피트 부티제지 후보가 99개 카운티 가운데 57개, 버니 샌더스가 20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웹사이트]

샌더스 후보는 일반 득표에선 26.3%로 선두를 올라 아이오와 코커스 승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됐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샌더스는 전체 99개 카운티 가운데 20개에서 선두였고, 부티지지는 57개 카운티에서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샌더스가 인구가 밀집한 디모인, 시더 래피즈, 워털루, 카운슬 블러프스 등 주요 도시에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지역 17세 이상 2030 젊은 세대 및 진보 지지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중도와 통합을 앞세운 부티지지는 대다수 농촌을 포함해 절반 이상의 카운티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더 많은 대의원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상 4위로 추락한 이념과 정책 성향으론 바이든을 대체한 셈이다.

트로이 프라이스 아이오와 민주당 의장이 4일 "어젯 밤 1678개 선거구 개표 결과를 집계하는 모바일 앱 코딩 에러로 다수의 오류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며 "모든 선거구 기록지를 바탕으로 철저한 검증을 한 뒤 전체 결과를 내놓겠다"고 했다.[EPA=연합뉴스]

앞선 여론조사에서 샌더스와 1위 각축을 벌였던 바이든은 일반 투표결과 1만 4176표(13.2%)를 얻어 3위 워런 후보(2만 2254표, 20.7%)에게도 크게 밀렸다. 5위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1만 3357표, 12.4%)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공화당)이 코커스 직전 폭스뉴스에 "바이든이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3~4위로 밀릴 경우 선두주자로는 끝난 것"이라고 예언한 게 절반의 현실이 된 셈이다.

토머스 슈워츠 밴더빌트대 정치학 교수는 중앙일보에 "바이든이 최대 패자가 됐고 부티지지와 샌더스 2명이 아이오와 코커스의 승자"라며 "첫 경선의 의미가 개표 혼란으로 퇴색했기 때문에 보다 명확할 결과를 제공해줄 11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가 보다 중요해졌다"고 했다. 현재 뉴햄프셔 여론조사에선 샌더스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샌더스-부티지지 구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이오와 68 선거구의 코커스 결과표. 왼쪽부터 1차 투표 결과, 15% 이상을 득표한 유효 후보 별 2차 최종 투표 결과와 카운티 전당대회 대의원 비율, 최종 대의원 배분 결과(맨 오른쪽)가 차례로 적혀 있다. [정효식 특파원]

트로이 프라이스 아이오와 민주당 의장은 이날 중간 개표결과 발표에 앞서 "어젯 밤 다수 오류가 발생한 원인이 결과를 집계하는 모바일 앱 코딩 에러로 확인됐다"며 "용인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데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거구별 결과 기록지 원자료가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에 철저한 검증을 거쳐 전체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선거구별 투표 결과에 따라 각 후보에 카운티 대의원을 배분하고, 다시 이 비율로 주 대의원을 배분하는 복잡한 수학 계산 절차를 거친다. 게다가 유효 득표 15% 생존룰까지 있어 1차 투표 결과 15% 미만 후보의 지지자들은 15% 이상 유효 후보에 최종 투표하는 2차 투표도 해야 한다. 이런 까다로운 절차가 사상 초유의 개표 혼란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