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낸시 회고록 곧 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의 전 퍼스트레이디였던 낸시 레이건 여사가 8년 간의 백악관 생활을 담은 회상록 『나의 차례』(My Turn)를 곧 출간한다.
뉴스위크지가 23일자에 발췌내용을 특집으로 싣고 있는 이 회상록은 자신이 백악관 생활을 하며 겪은 백악관 참모들과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 부부 등에 대한 인물평을 담고 있어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그녀가 8년 간 대통령 부인으로서 만나게된 인물들에 대한 평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도널드 리건 전 백악관 비서실장=레이건 대통령이 리건과 제임스 베이커를 비서실장과 재무장관으로 맞바꾼 데 동의한 것은 가장 큰 실수였다.
그는 마치 자신이 대통령인 듯 행동했고 언론과 의회와도 관계가 좋지 않아 대통령을 괴롭혔다.
▲헤이그 전 국무장관=그를 국무장관에 임명한 것은 레이건이 첫 임기 중에 한 가장 큰 잘못이다. 권력에 굶주려 있는 행정부 안에서 자신만이 대외관계를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생각하고 있었다. 접대순서나 비행기 좌석 등 지위와 관련된 문제에 너무 과민하고 무시되는 것을 참지 못했다.
그가 사임한 후 레이건과 나는 구원을 받은 느낌이었다.
▲베이커 전 비서실장(현 국무장관)=협상과 거래를 하는 데 명수다. 충성심이 있고 레이건의 계획안을 들고 의회를 설득하는 데 탁월했다. 그는 욕망이 강한 사람이므로 그가 더 높은 공직에 출마하더라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에드윈 미즈 전 비서실장=새 비서실장 가운데 가장 이념적인 사람이다. 완고한 보수주의자로 너무 완고해 잃은 것이 많고 금융문제에 많은 잘못을 저질러 대통령과 법무부를 약화시켰다. 그 같은 상황에서 일찍 사임했어야 했다.
▲마이클 디버 전 비서실장=충실하고 비밀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다. 일을 너무 드러내고 빨리 처리해 실수를 한다.
▲슐츠 전 국무장관=레이건과 함께 존경하는 인물이다. 곰돌이 인형처럼 부드러운 외모를 하고 있으나 엄청난 에너지를 지닌 협상가다. 댄스를 좋아해 내가 만찬회장에서 그의 옆에 앉곤 했다.
▲라이사 고르바초프=계속 말을 지껄이는 여자다. 제네바에서 처음 만나서부터 내가 알아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말을 계속했다. 대화를 하고 있다기보다는 강의를 하고 있었다.
소련, 소련공산당의 영광, 소련예술, 마르크시즘, 심지어는 미국정치의 실패에 대해서도 강의하듯 했다. 의자가 마음에 들지 앉자 손가락으로 KGB 요원을 불러 두 번이나 자리를 옮기는 것을 보고 놀랐다.
말하는 스타일이 안달하고 성나있는 것 같았다.
▲고르바초프=처음 만나보고 매우 차갑다고 느꼈으나 보면 볼수록 좋아졌다. 훌륭한 유머 감각 등을 갖고있고 형식적이지 않았다.
【뉴욕=박준형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