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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대사 "WHO 과학 근거 따라야" 韓입국제한 조치 간접반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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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대응과 관련해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중국대사가 4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각국이 차별을 기피해야 하고 국제 여행과 교육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치가 있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며 “각국은 과학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4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서 부임 후 첫 기자회견 #"WHO, 국제 여행 불필요한 방해할 이유 없다고 해" #"한국 정부, 국민 도움에 사의…역지사지 해줬으면" #사스 한창 때던 2003년 노무현 방중 일화도 소개

싱 대사의 이날 발언은 국내에서 한시적인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간접적으로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싱 대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기회를 통해 이번 사태에 관련된 중국 측이 취한 조치들을 설명해드리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30일 싱 대사의 부임 이후 첫 기자회견이었다.

앞서 정부는 4일 0시부터 최근 14일 내 중국 후베이(湖北)성에 체류한 외국인들의 입국을 전면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미국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2일부터 14일 이내 중국 전 지역을 방문한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하고, 우한 지역을 다녀온 경우 14일 간 격리 조치하고 있다.

싱 대사는 “한국이 취한 조치에 대해선 많이 평가하지 않겠다”면서도 “WHO는 이런 면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권위적인 기구”라고 강조했다.

싱 대사는 최근 중국 현지 시찰을 한 WHO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의 발언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WHO는 유엔 안에서 보건 문제를 다루고 조율하는 기구로 세계 보건분야의 가장 크고 권위 있는 기구”라며 “WHO는 중국 측 방역 작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이 중국인 입국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한데 대해 WHO의 권고를 따라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싱 대사는 “중국은 WHO와 세계 각국과 함께 세계 지역의 공중 보건 안전을 수호할 것”이라고도 했다.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싱 대사는 중국 정부의 노력을 소개하면서 “중국은 감염자를 신속히 선별하는 바이러스 테스트제를 개발했으며, 이는 확진자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원인 중의 하나”라며 “지금까지 632명의 확진자가 완치 후 퇴원했으며 완치 환자 수는 사망 환자 수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한국 정부와 각계 인사들이 눈 속에 있는 사람에게 땔감을 보내주듯 우리의 전염병과의 투쟁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중국 측은 이에 대해 깊은 사의를 표하며 중국 국민도 이 따뜻한 정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싱 대사는 과거 사례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2003년 7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한국 대통령께서 중국에 첫 번째 국빈 방문을 했다”며 “2015년 5월 한국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이 확산될 때 중국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위원장이 방한했다”고 말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국빈 방문 당시 중국 외교부 실무 담당자가 싱 대사였다고 한다. 싱 대사는 “메르스가 한창 심할 때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 분들을 만나면 정말 고맙다, 중국은 믿을 수 있는 이웃이라고 했던 것이 생생하다”며 “이번 전염병 사태는 세계적인 사태로, 이런 문제 앞에 우리는 운명 공동체이고, 서로 이해하고 역지사지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상반기 방한 일정이 연기될 수도 있다는 일각에 지적에 대해 싱 대사는 “양국 간 고위층의 외교 당국에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사관에서 발표할 것이 있으면 제때 발표하겠다”고만 짧게 답했다.

한국과 중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DDㆍ사드) 체계 갈등과 이로 인한 한한령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남아 있다. 양국 외교 당국은 시 주석의 방한 등 정상급 교류를 추진하며 해빙을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된 시 주석의 ’6월 방한설‘과 관련해 또 다른 중국 대사관 관계자도 ”정해진 것이 없다.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싱 대사는 북한 사리원농업대학을 졸업하고 평양과 서울 중국 대사관을 모두 근무한 ’한반도통‘이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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