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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한국은 총선, 미국은 대선…선거에 휘둘릴 올 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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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살얼음판 불안요인들 

한국 경제는 올해도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다. 경제성장률은 2018년(2.7%)과 지난해(2.0%)에 이어 올해도 2%대(한국은행 전망치 2.3%)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3년 연속 2%대 성장은 6·25전쟁 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54년 이후 처음이다. 해외 여건도 만만치 않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허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도달했다고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20년 한국 경제를 둘러싼 주요 변수를 점검했다.

정부 “상반기에 예산 62% 집행” #선거 전후해 대대적 돈풀기 예고 #부동산 자극 우려 금리인하 고민 #트럼프 재선용 무역전쟁도 리스크

2019년 월별 수출 증감률

2019년 월별 수출 증감률

국내에선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이 있다. 정부는 총선을 전후로 대대적인 ‘돈 풀기’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올해 상반기 예산 조기 집행 목표율을 역대 최고 수준인 62%(189조3000억원)로 설정했다”며 “특히 국민 체감이 큰 일자리 사업은 1분기 안에 37%(4조4000억원)를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민간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 부진에 대응할 카드는 재정지출 확대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총선 후보자들의 지역개발 공약과 밀접한 철도(6조4000억원)·도로(6조6000억원) 등에 집중적으로 돈을 푼다. 정부는 오는 3월까지 사회간접자본(SOC)에 14조1000억원(연간 예산의 30%)을 집행할 계획이다.

부동산도 여전히 한국 경제의 불안 요인이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집값 상승세는 꺾였지만 거래가 극도로 위축한 게 문제다. 특히 지난해 서울의 주택 거래량은 전년보다 23.2% 급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건설투자는 2018년(-4.3%)과 지난해(-3.3%)에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모든 정책이 마찬가지지만 항상 순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따른 대가도 있을 수 있다”(지난 17일 기자간담회)고 언급한 배경이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의 고민도 깊어진다. 경기와 물가만 보면 금리를 더 내릴 여지가 있지만 자칫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금리를 올리면 15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신용카드 포함)의 이자 부담을 높여 가뜩이나 저조한 소비를 더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해외 요인 중에선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 보인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의 포문을 확대할지, 아니면 자제할지가 최대 관건이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가을까지는 어떻게 해서든 미·중의 무역갈등 기조를 끌고 갈 것”이라며 “중국을 괴롭힐수록 유권자들은 본인을 더 강력하게 지지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역 의존도가 70%를 넘는 한국 경제로선 강대국의 무역전쟁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지난해 12월까지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수출은 이달에도 증가세로 돌아서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란이나 북핵 문제와 관련한 트럼프의 행보도 원유 수급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향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7월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에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5세대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자율주행·사물인터넷(IoT)·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의 경연장이 될 수 있어서다. 도요타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올림픽 기간 중 사용할 자율주행 셔틀 ‘e팔레트’를 선보였다.

주정완 경제에디터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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