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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4857만원>대기업 4458만원…연봉의 반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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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대기업이 벤처기업보다 평균 연봉이 더 높다’고 생각하기 쉽다. 지난해 연봉 정보 빅데이터에 따르면 반드시 맞는 말은 아니었다. 잘나가는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은 대기업보다 평균 연봉이 오히려 높았다. 외국계 기업에선 신입사원 때는 국내 대기업보다 연봉이 낮다가 연차가 오를수록 연봉 차이가 줄었다. 기업정보 스타트업 잡플래닛이 지난해 사용자들에게 받은 연봉 정보 21만1978건을 분석한 결과다.

잡플래닛, 작년 연봉 21만건 분석 #벤처 10년차 SW담당 1억3250만원 #같은 경력 대기업 직원 5627만원 #대기업 성과금 포함땐 바뀔 수도

잡플래닛은 ‘2019년 연봉 분석 보고서’를 16일 발간했다. 지난해 사용자들이 제공한 기본급 정보를 지역·기업 유형별로 분석했다. 입사 1년 차부터 13년 차까지 평균 연봉과 연봉 중간값 등을 공개했다.

대기업과 벤처기업 연봉 비교. 그래픽=신재민 기자

대기업과 벤처기업 연봉 비교. 그래픽=신재민 기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연봉 수준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평균 연봉은 4458만원, 벤처기업은 4857만원이었다. 벤처기업이 대기업보다 약 400만원 많았다.

잡플래닛은 “회사 규모만 보면 벤처기업은 중소기업 항목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연봉이 높은 벤처기업만 따로 떼 분석해 보니 대기업보다 처우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매출과 인력 면에서 손에 꼽히게 잘나가는 금융 스타트업 A사가 있다. 이 회사에 다니는 10년 차 소프트웨어 담당 엔지니어의 연봉은 1억3250만원이다. 웹 개발을 담당하는 6년 차 직원의 연봉은 7200만원이다. 두 사람 다 대기업 10년 차와 6년 차 평균 연봉(각각 5627만원과 4580만원)보다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2019년 벤처기업 연봉 정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2019년 벤처기업 연봉 정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4년 차 전략 담당 직원의 연봉은 6000만원, 3년 차 경영지원 담당 직원의 연봉은 5000만원이었다. 업무 특성상 엔지니어·개발자보다 평균 연봉이 낮은 직군이다. 하지만 같은 연차의 대기업 직원 평균 연봉보다 1000만원 이상 높았다. 이 회사는 평균 500만원가량의 현금성 복지와 1000만원 이상의 인센티브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대기업은 연봉에 반영되지 않은 성과금을 주는 곳이 많다. 이 때문에 현금 실수령액은 스타트업보다 대기업이 더 높을 수 있다.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는 “연봉이 높은 벤처기업들은 기본급에 성과금을 반영해 연봉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사업 성과가 좋은 스타트업들은 아직 성과금보다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주는 경우가 더 많다.

외국계 기업에선 입사 초에는 대기업의 비슷한 연차와 비교해 연봉이 낮은 편이다. 1년 차 신입 직원의 평균 연봉을 보면 대기업(3668만원)이 외국계 기업(3092만원)보다 576만원 많았다. 하지만 7년 차 평균 연봉을 비교하면 그 차이가 223만원으로 줄었다. 13년 차의 평균 연봉을 비교하면 대기업(6267만원)과 외국계 기업(6260만원)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봉 차이는 1000만원 이상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직원의 평균 연봉은 4458만원, 중소기업 직원의 평균 연봉은 3433만원이었다. 입사 1년 차일 때 대기업과 중소기업 연봉 차이는 853만원이었다. 13년 차가 되면 연봉 차이는 924만원으로 늘어나는 양상이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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