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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 "한국군 첫 트랜스젠더 하사 환영···그는 멋진 탱크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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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한국군 최초의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 부사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한국군 최초의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 부사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휴가 중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조기전역을 거부하고 여군 복무를 희망한 육군 하사 A씨를 "기갑병과에서 근무하는 멋진 탱크 조종수"라고 소개하면서 “그가 남은 복무 기간을 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A하사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연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A하사는) 청소년 시절부터 직업군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며 "성실하게 군 복무를 해왔고, 어느 누구보다도 군을 사랑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며 국토방위를 하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고 전했다.

육군 등에 따르면 A하사는 경기 북부지역에 주둔하는 부대에서 복무 중 지난해 11월 휴가 기간 외국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군은 그에게 조기 전역을 권고했지만 A하사는 남은 복무 기간을 채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육군은 조만간 전역심사위원회를 통해 A하사의 전역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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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소장은 "성기 적출을 했기 때문에 의무심사를 받게 되었고, 22일 육군본부에서 전역심사위원회를 개최해서 전역을 시킬지 말지 결정을 한다고 한다"며 "현재 정정훈 변호사께서는 관할 법원에 성별정정을 신청했고, 군 법무관 출신이신 강석민 변호사께서는 성별정정 신청이 허가 될 때까지 전역심사위원회 개최를 연기해 달라는 의견서를 육군본부 전역심사위원회에 보낸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경우 전역처분이 결정될 수도 있다"며 "A하사가 계속 복무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응원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임 소장은 군인권센터 기자회견에서도 "수술 후 회복만 이뤄지면 바로 정상적 복무가 가능하고, 당사자 역시 어렸을 적부터 꿈꿔온 길을 계속 가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상황에서 전역시킬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군 최초의 트랜스젠더 군인의 탄생을 환영한다"며 "A하사에 대한 계속 복무 결정을 통한 우리 군의 환골탈태를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아직은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엇갈리는 만큼 이번 사안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행 법령에는 남성으로 입대한 자의 성전환 후 계속 복무에 대한 규정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캐나다·벨기에 등 20개 국가에서는 성소수자의 군복무를 공식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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